“굵은 종아리가 콤플렉스여서 5년전 ‘종아리 퇴축술’을 받았는데, 까치발을 하지 않으면 걸을 수가 없고, 오래 걸으면 다리가 심하게 부어요.”
20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종아리 퇴축술’을 받은 뒤 절뚝거리면서 걷고, 다리가 마비되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하이힐을 많이 신어 종아리에 알통이 생겼거나 선천적으로 종아리에만 유독 발달한 근육을 개선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가 이같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종아리 성형술은 서양 남성들이 빈약한 종아리를 개선하기 위해서 실리콘 등을 삽입한 것이 시초였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종아리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지방을 흡입하고, 일부 신경을 자르는 종아리 축소술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종아리 퇴축술은 종아리 바깥쪽에 위치한 비복근과 발목에서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큰 근육인 가자미근에 1~2㎜의 미세 전류침으로 종아리 신경에 85도가량의 열을 가해 신경조직을 응고시키는 시술이다. 고농도의 알코올 섞은 신경용해제를 종아리에 주입해 신경을 죽이기도 한다. 근육이 큰 경우에는 고주파 레이저를 이용해 근육 속 신경 분자를 태우게 된다. 이후 1~3개월이 지나면 근육조직이 부피가 작은 섬유조직으로 영구적으로 바뀌면서 종아리가 가늘어지게 된다.
발바닥과 다리에 전기자극을 주어 반응하는 종아리 바깥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시술한 신경부위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종아리는 수많은 혈관과 신경이 얽혀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신경의 위치와 모양이 다르다. 이 때문에 종아리 내부에 있는 신경에 약물이 흘러가거나 강한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 보행을 관장하는 안쪽 근육이 손상되게 된다.
또한 레이저가 근육을 과도하게 태울 경우 근육에 흉터가 생겨 다리가 딱딱해지거나, 피부가 썩을 수 도 있다. 시술 후 한 달이 지나도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지 않거나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현재까지 잘린 신경을 복구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신경은 혈관이나 다른 조직에 비해 회복이 더딜뿐더러, 한번 근육으로 가는 신경이 잘리게 되면 다시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술 후 신경이 손상돼 까치발로 걸어야 하는 사람은 최대한 빨리 물리치료를 받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타나고 바로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근육을 늘리는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김우섭 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종아리 퇴축술은 성형수술 중에서도 고난이도 수술에 꼽힌다”라며 “종아리 근육은 보행기능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이기 때문에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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