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900일만에 구치소밖 생활… 3개월가량 병원 머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7일 03시 00분


16일 서울성모병원 입원
각종 검사받고 17일 어깨 수술… VIP병동 57평 1인실서 생활
병원측 21층 전체 출입 통제, 주변에 경찰 배치해 경비 강화

마스크에 휠체어 타고…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수감된 지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치소 밖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이후 900일째가 되는 날이다. 16일 오전 병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향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마스크에 휠체어 타고…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수감된 지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치소 밖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이후 900일째가 되는 날이다. 16일 오전 병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이 호송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병실로 향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7)이 수감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치소 밖에서 하루를 보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수술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지 900일째 되는 날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긴급 호송’ 표시를 한 법무부 승합차를 타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10시 30분경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했다. 안경을 쓴 채 앞머리를 뒤로 넘겨 묶은 박 전 대통령은 수감자용 하늘색 환자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곧바로 21층 VIP 병동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VIP 병동 병실 중 가장 넓은 57평 1인실에 머문다. 병실 내부엔 거실과 주방, 욕실, 가족실 등이 갖춰져 있다. 서울구치소 여성 교도관 2명이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가족실에 머물게 된다. 병실에는 TV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입원 첫날 TV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환자들과 같이 점심에는 잡곡밥과 된장국, 제육볶음, 샐러드로, 저녁에는 잡곡밥과 육개장, 두부조림, 가지나물, 브로콜리 볶음으로 식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식사를 천천히 했고 음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수술을 하루 앞두고 혈액 검사, 심전도 검사, X선 검사를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X선 촬영은 사람들이 덜 붐비는 저녁 시간대에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많이 여위고 기력이 없어 보였고 혼자서 걷기도 힘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노년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 크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라며 “수술은 마취부터 약 3시간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7일 박 전 대통령 어깨 수술을 마치고 오후 1시경 수술 경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관절낭염’과 함께 어깨 힘줄이 파열된 박 전 대통령은 어깨 관절 5개 힘줄 중 한 곳에서 파열이 진행 중이고, 어깨가 굳는 ‘동결견’ 증상이 있어 힘줄 봉합과 염증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2017년부터 박 전 대통령 진료를 맡아 온 김양수 정형외과 교수가 맡는다.

병원과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술 후 약 3개월간 입원할 예정이지만 회복 경과에 따라 입원 기간은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의료진이 수술 절차에 대해 설명하자 별다른 언급 없이 듣기만 했다고 한다.

경찰과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병실이 있는 21층 복도에 경호 인력을 배치해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병원 측은 이날 직원들에게 총무팀장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21층 병실에 VIP가 입원하므로 모든 직원은 업무 외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감자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4시 사이에 접견 신청이 있을 경우 구치소장의 허락을 받아 30분 내에서 접견할 수 있다. 변호사를 제외한 외부인 접견은 일반 수용자와 같이 한 달에 4회로 제한된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와 16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접견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할 때까지 병원 주변에 경찰관을 24시간 상주하게 하면서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아형 abro@donga.com·윤다빈·박성민 기자
#박근혜#서울성모병원#어깨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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