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日청소년소설, 판타지물과 결합하면서 독자 장르로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서가에 전시된 라이트노벨. 한때 10대 오덕(오타쿠)만 보는 하위 문화로 취급되던 이 장르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시작’이란 평가와 함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어른들은 몰라요, 라이트노벨
“두꺼운 책을 보긴 싫고요. 짧은 시간에 가볍게 무언가 읽고 싶을 때 사 보곤 해요.”
지난달 24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라이트노벨을 고르던 중학생 김모 군(15)의 얘기다. 시내 대형 서점에 가 보면 한국문학, 해외문학 옆에 라이트노벨 서가나 매대가 따로 설치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판매량도 만만치 않다. 동아일보가 1일 온라인서점 예스24와 2010∼2015년 11월까지의 라이트노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41.0%나 증가했다. 라이트노벨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는 10월 셋째 주 예스24 종합베스트셀러 5위,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는 9월 종합베스트셀러 7위에 올랐다.
대원씨아이 성명신 부국장은 “인기 연재작은 매권 1, 2만 부는 나간다”고 밝혔다. 일반 소설책이 1쇄(2000부)도 팔리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판매량이다.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는 “라이트노벨은 기존 장르 소설과 다르다”며 “예를 들어 기존 SF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외계인이 나와도 현실과의 연결점이 있는, 즉 리얼리즘적 세계관이 중심인 반면 라이트노벨은 현실과는 연계점이 없는 만화적 세계관을 따른다”고 밝혔다.
라이트노벨은 영미권에서도 인기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일본 라이트노벨 ‘올 유 니드 이즈 킬’을 원작으로 했다. 일본에서는 20, 30대를 겨냥한 성인 취향의 라이트노벨인 ‘라이트 문예’란 새로운 장르가 생겼다.
국내 출판사들도 일본 작품 수입과 아울러 라이트노벨 공모전을 주기적으로 여는 등 국내 라이트노벨 작가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노블엔진 황건수 과장은 “현재 출간하는 라이트노벨의 작가 비중은 국내 3, 일본 7 정도”라며 “국내 작가의 작품을 찾는 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작가의 ‘몬스☆패닉’은 대만 등에, ‘우리 집 아기 고양이’는 게임으로 개발돼 일본에 각각 수출됐다. 황금가지 김준혁 주간은 “젊은 세대가 멀티미디어적 자극을 선호하기 때문에 쉽게 읽히면서 영상으로 상상이 가능한 글에 점점 인기가 쏠릴 것”이라고 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