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셰프 베라, 미슐랭에 "평가자료 다 내놓아라" 소송 제기 15일 재판에 '증거물'로 베라의 치즈 수플레 등장 눈길
‘식당 바이블’로 불리는 미슐랭(미쉐린) 가이드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미슐랭의 ‘스타(별)’은 셰프들에겐 큰 영광이자 자부심이지만, ‘스타’를 잃은 셰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극한의 스트레스이기도 하다. 일본 최고의 스시집은 너무 유명해져 일반손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슐랭 별을 박탈 당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의 어윤권 셰프는 ‘공신력을 잃은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며 고소장까지 제출해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지난 15일 미슐랭 가이드를 펴내는 ‘미슐랭(미쉐린) 트래블 파트너’를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피고는 ’라 메종 데 부아‘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셰프 마르크 베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사인 그는 지난 1월 미슐랭 ’3스타‘ 등급을 잃게 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등급을 내린 것인지 구체적인 평가 문건을 내놓으란 게 그의 요구이다. 그동안 미슐랭 별점에 대한 불만을 많았지만, 소송을 제기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간 셰프는 그가 처음이다.
27일 심리에서 원고측 변호사는 미슐랭 측이 3스타 등급을 박탈한 이유로 치즈 수플레에 영국 체다 치즈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며,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빚대 ’체다 게이트‘로 표현했다. 또 ’라 메종 데 부아‘는 프랑스 알프스산 치즈 2종류를 사용한다고 주장하면서, 식당 주방에서 치즈 수플레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틀기도 했다.
베라 셰프는 이날 재판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의 변호사는 미슐랭 측에 어떤 근거로 식당의 음식을 평가했는지 모든 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또 평가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과 경력 제출도 요구했다.
반면 미슐랭측 변호사는 ’평가자 익명주의‘를 강조하면서, 원고측 변호사에게 “당신은 베라 셰프의 자존심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 (미슐랭)고용인에게 피고용자들을 불태워 죽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한편 26일 CNN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방문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일본 도교 긴자의 스시레스토랑 ’스키야바시 지로‘가 일반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추천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시의 장인‘으로 불리는 오노 지로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2007년부터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해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