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00명 대상 코로나19 위험인식 조사 방역·검역 상대적 우수, 외교는 점수는 최저 中전역 입국제한, 유학생 입국금지 편익 커 질본 신뢰도 81.1%, 청와대는 49.5%에 그쳐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수준에 대해 국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방역과 검역은 평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국제외교 부분에서는 낮은 점수가 나왔다.
유명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은 4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코로나19 위험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1차 조사에 이은 2차 조사다.
조사 결과 정부의 위기대응 평가에 57.0%는 긍정, 43.0%는 부정 평가를 내놨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62.7%였으며 나 스스로가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85.4%였다.
정부의 긍정평가를 영역별로 보면 방역 부문이 57.9%로 가장 높았다. 긍정평가가 50%를 넘긴 것은 방역 부문이 유일하다. 검역 부문도 49.2%로 절반에 육박한 긍정평가를 받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업무 조정은 39.8%, 정부 부처간 업무 조정은 39.4%의 긍정평가가 있었다. 대국민위기소통 긍정평가는 37.4%, 언론대응은 31.4%였다.
반면 국제외교 조정은 25.5%로 7개 영역 중 긍정평가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국제외교 조정은 나머지 6개 영역과 달리 1차 조사 때 26.9%보다 긍정평가율이 떨어진 유일한 항목이다.
유 학회장은 “자국민 보호를 둘러싼 정치, 외교적 책무성 발휘가 정부당국 및 사회의 위기대응 평가에서 중요한 기준점을 형성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국제외교적으로 코로나19를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 과정과 성과가 국민 여론과 신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후베이성에 적용돼있는 입국제한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 44.2%는 편익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손실이 더 크다는 응답은 24.4%였다. 국내 중국유학생 입국을 일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57.6%, 국내 중국 유학생 강제 자율격리는 58.9%로 편익이 크다고 답해 손실이 크다는 답변보다 많았다. 중국은 교류를 해도 우리가 별 혜택을 얻지 못할 나라라는 질문에는 32.3%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는 1차 조사 28.7%보다 상승한 수치다.
현재의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 수준은 78.9%가 편익이 크다고 답했으며 의사나 보건당국의 권고 및 지침을 따르지 않는 시민의 처벌은 77.3%, 확진 지역 일괄 학교 휴업 70.7% 등의 편익 답변이 있었다.
또 방역대책을 위해서라면 인권보호는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응답이 78.2%를 차지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기대하는 응답자가 다수였다.
◇질본·의료기관 신뢰도 ‘UP’, 청와대·복지부는 ‘DOWN’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신뢰도는 81.1%였으며 1차 조사 74.8%보다 6.5%포인트 상승했다.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 신뢰도는 79.3%, 지방자치단체 신뢰도는 55.4%였다. 각각 1차조사와 비교해 이번 조사에서 수치가 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는 보건당국의 안이하고 부실한 대응과 무책임한 감염자들의 외부활동 때문이라는 응답은 74.2%를 기록했다. 1차 조사때 나온 62.4%보다 11.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보건당국의 신속한 정보제공(59.1%), 정확한 정보제공(56.9%), 투명한 정보제공(52.9%)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것에 대해서는 70.5%가 적절한 결정이라고 평가했으며 40.8%는 ‘심각’ 단계 격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더 빨리 종결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74.5%는 더 오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언론 신뢰도는 39.9%였으며 1차 조사 46.4%보다 감소했다. 응답자 91.4%는 기사 말미에 ‘1339 콜센터’ 등 개인대응 정부를 첨부하는 것에 찬성했다.
주영기 한림대학교 교수는 “자살보도에서 국내 언론이 자발적으로 이런 개인 대응 정보나 지원기관 연락처를 기사 말미에 제공하는 것을 관행화하고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감염병 보도에서도 쏟아지는 기사들 끝에 이런 대응 정보 제공을 필수화하면 건강 위험에 처한 개인과 사회에 위험인식과 대응 효능감의 균형을 잡는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답자 67.7%는 ‘악몽’, ‘패닉’ 등의 뉴스 제목이 과도한 불안을 유발해 언론의 순기능을 떨어뜨린다고 답했으며 84%는 뉴스량에 비해 내용이 빈약하다고 생각했다. 81.1%는 사회경제적 여파를 알리는 기사가 개인과 사회의 위기 대응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