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굶주림은 어느 정도인가.
잇따른 보도에 따르면 기아로 인한 북한체제의 위기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어느누구도 적확한 진실을 전하지 못하는 상황. 이런점에서22일밤 방영된 KBS 1TV 「일요스페셜―지금 북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는 북한의 실생활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전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조선족 사업가 등이 찍은 비디오를 통해 본 북한은 KBS의 해설대로 「절망의 땅」이었다. 씀바귀 나물과 한줌도 안되는 밀가루로 죽을 쑤어 끼니를 때웠고 그것도 제대로 먹지 못해 드러눕는 이도 있었다. 또 개펄부근에 움막을 짓고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는 무리도 보였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죽음의 땅이었다. 무산에서 매일 50여명씩 죽어나가거나 혜산시 주민의 10분의 1이 죽었다는 증언은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 탈북 어린이는 풀을 뜯어 먹으러 결석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증언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먹을 것을 찾아 떼지어 유랑하며 속칭 「꽃제비」라는 신조어로 불렸고 「꽃제비」들이 매를 맞으면서도 입에 든 음식을 내놓지 않는다는 증언은 시청자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일요스페셜」은 이밖에 두만강을 오르내리며 탈북자로 추정되는 목없는 시체를 여과없이 보여주거나 강건너 북한군이 개입한 밀수 현장을 그대로 담아 북한체제의 위기를 전했다.
북한은 국제 사회에 식량 원조를 호소할 정도로 어려움을 인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은 북한에 「접안 렌즈」를 갖다대 과학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 프로의 시청률이 평소의 두배인 20%를 넘어서고 방영후 신문사 등에 『북한 동포를 위해 뭔가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친 것도 북한에 대한 냉정한 접근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허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