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25명의 흑룡부대 대원들이 ‘마의 민주지산’에 오른 것은 행군을 시작한 지 닷새째되는 날. 험한 산길을 하루평균 40㎞씩 걸어가느라 심신이 몹시 지친 상태였다.
4중대장인 김대위는 같은 중대원 한오환(韓五煥·22)하사가 심한 탈진증세를 보이며 대열에서 낙오하자 한하사를 부축해가며 맨 뒤에 처졌다. 이날 밤 기후가 급변하자 앞서 간 부대원들은 민주지산 정상 너머 해발 5백60m에 위치한 폐교로 대피했다.
그러나 처진 김대위 일행은 정상 부근의 1천m 고지에서 발길을 멈췄다. 악천후인데다 날까지 어두워져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
다음날 오전 8시경 동료를 찾아나선 대원들이 그들을 발견했을 때 김대위는 한하사를 꼭 껴안은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그들은 그런 모습으로 같이 저세상으로 떠난 것.
김대위 등 순직장병들의 영결식은 5일 흑룡부대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성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