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공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인터넷 영화’가 첫선을 보였다. 새로운 영화장르로 자리 잡을수 있을지 관심사.
개봉극장이 아닌 웹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네티즌에게 공개되는 인터넷전용 영화는 관객 마음대로 ‘보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고 다양한 웹기술이 적용돼 놀라운 성장잠재력을 지닌 것이 장점. 비용대비 홍보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 인터넷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인터넷전용 영화 제작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영화계 거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인터넷영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과 영화의 접목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최초의 본격 인터넷전용 영화 ‘예카’〓㈜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田夏鎭·이하 한컴)는 18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첫 인터넷 영화 ‘예카’의 시사회를 가졌다. 21일 오후6시부터는 인터넷홈페이지(www.haansoft.com)를 통해 네티즌에게 공개할 계획.
총제작비용 3억원에 유명 영화감독과 TV탤런트가 출연한 예카는 그 규모와 참가인력면에서 인터넷전용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TV드라마 카이스트에 출연중인 탤런트 김정현과 이은주가 남녀 주연으로 등장, 컴퓨터범죄를 추적하는 사이버수사관과 해커들간의 쫓고 쫓기는 상황을 그렸다. 미국영화 ‘새도드림’을 공동연출한 한길미디어의 변근해 감독이 마이크를 잡았으며 작곡가 송병준씨가 영화음악을 맡았다. 이밖에 인기탤런트 최수종 길용우씨가 우정출연했고 이버선발 경쟁을 거친 네티즌 19명이 조연과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10분 분량의 8부작으로 총상영시간은 80분.
‘예카’의 특징은 회원등록 절차를 거치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지만 미성년자의 경우엔 베드신 장면이 자동 누락돼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한컴측은 설명. 한컴의 이윤영 기획감독은 “200만명의 네티즌이 이 영화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체 분석결과 홍보효과가 이미 제작비용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인터넷영화 제작붐〓예카외에도 인터넷 영화는 곳곳에서 제작되고 있다. 인터넷 컨텐츠개발회사 오렌지씨씨는 내년 1월 개봉 목표로 인터넷PC방 전용영화 ‘파사회’를 제작중이다. 총제작비는 8억원. 고속인터넷망이 깔려있는 전국 PC방을 통해 동시 개봉해 인터넷영화 붐을 일으킨다는 방침.
인터넷영화 전문사이트 네오무비는 내년 1월 개봉을 위해 쌍방향 영화 ‘뱀파이어 블루’의 마무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영화는 만들어진 필름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일반 영화와는 달리 관객의 선택에 따라 영화진행이 달라지는 방식. 또 영화음악을 즉석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등 젊은 네티즌의 입맛에 맞아 인기를 예감하고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