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설악산 연결 야생동물용 육교 완공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9시 01분


오대산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국내 최초의 육교형 야생동물 이동로가 완공됐다.

환경부는 27일 강원 홍천군과 양양군의 경계인 구룡령(해발 1013m)에 폭 30m, 길이 22.4m의 인공 통로를 완공해 29일 준공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 야생동물 이동로는 56번 국도로 인해 끊겨진 오대산과 설악산을 육교형으로 이은 것으로 목재방음벽을 설치해 소음과 불빛을 차단했다. 또 통로 내에 주변 식생과 유사한 신갈나무, 노린재나무 등을 심고 자연석과 고사목으로 자연스러운 환경을 꾸며 야생동물들이 익숙하게 지나다닐 수 있게 했다.

통상 산악지역에 도로가 뚫리면 동물들의 이동경로가 차단돼 서식범위가 줄어들고 번식에 지장을 받는 등 생태계를 파괴시켰다.

98년 지리산 시암재에도 폭 5m의 소규모 지하터널이 건설된 바 있으나 터널형보다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진 육교형 통로 건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에는 설악산 한계령 44번 국도 위에 야생동물 이동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이동로에 토끼와 들고양이 등 야생동물이 지나다닌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며 “동물 이동을 면밀히 분석해 생태계 보전방안 마련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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