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투탕카멘을 죽였는가…타임誌 타살설 제기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38분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투탕카멘은: 1922년 발견된 투탕카멘 무덤은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이집트 왕릉. 화려한 유물들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무덤을 발견한 영국 고고학팀 단원들이 차례로 죽음을 당하면서 ‘저주의 무덤’으로 불려 왔다. 기원전 1354년 9세에 왕위에 올라 18세 때 사망한 투탕카멘은 몸이 허약해 자연사했을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왔다.》

“투탕카멘은 과연 살해됐을까.”

황금마스크로 유명한 이집트의 고대 파라오(왕) 투탕카멘은 알려진 대로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측근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호(16일)에서 보도했다.

▽왜 타살인가〓최근 그레그 쿠퍼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마이크 킹 유타 경찰국 범죄분석 반장으로 구성된 미국 연구팀은 투탕카멘 미라의 X선 촬영 사진과 무덤 내부 형태 등을 정밀 분석한 결과 타살이 거의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X선 사진에서 두개골 뒤쪽에 보이는 조그맣고 길다란 뼛조각은 누군가가 뒤에서 가격했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두개골 밑쪽 핏덩어리는 그가 가격 당한 후 뒤쪽으로 쓰러졌음을 입증한다. 안와(眼窩) 부분의 골절 역시 뒤쪽에서 치명적인 타격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투탕카멘 왕릉은 다른 파라오들의 무덤에 비해 규모가 작고 급조된 것이어서 사건 은폐 흔적이 역력하다고 쿠퍼-킹 조사팀은 지적했다. 무덤 내부의 벽화는 끝마무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미라 보존을 위해 사용된 연고는 시체까지 훼손할 정도로 마구 발라져 있다.

▽누가 죽였나〓살인 용의선상에는 마야(회계관), 호렘헵(군사령관), 안케세나멘(부인) 야(총리) 등 4명이 올라 있다. 최측근인 마야는 무덤에서 추모 선물들이 많이 발견되고 투탕카멘 사후 실각한 것으로 미뤄 혐의 정도가 가장 낮다.

호렘헵은 무기 사용이 용이한 지위에 있었다는 점에서 의심이 가지만 그 또한 투탕카멘 사망 후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혐의를 두기 힘들다.

사산아를 두 번이나 출산했던 안케세나멘은 생식 능력이 더 좋은 남편을 얻기 위해 투탕카멘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지만 벽화에 그려진 이들 부부는 매우 금실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해석을 낳게 한다.

가장 강력한 용의자는 총리였던 야. 그는 투탕카멘 사후 권력 승계에 성공했으며 나중에 안케세나멘과 결혼까지 했다. 안케세나멘은 투탕카멘 사망 후 측근에게 보낸 편지에서 야의 범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와의 결혼이 두렵다고 고백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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