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0만명의 타이난(臺南)시에서는 얼마 전부터 영어 방송을 들려주는 쓰레기 수거차량이 등장했다. 각 가정의 쓰레기를 회수하는 14t의 이 대형 트럭은 매일 아침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대형 스피커를 통해 경쾌한 음악과 함께 “How are you” “Fine. Thank you” 등의 영어회화를 들려주고 있다.
영어학원에서는 흑인으로 분장하고 랩 가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게임과 노래를 통해 영어회화를 교습하는 강사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일부 극성파 부모들은 자식들이 미국인처럼 영어 발음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혀 근육 조직의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타이베이(臺北) 종합병원 이비인후과 장 슈이 박사는 “학부모들이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런 수술을 해달라고 요청할 때마다 난감하다”며 “완벽한 영어 발음은 반복훈련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일본에서도 인기 남성밴드 스마프가 최근 알기 쉽게 공부하는 영어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되자 유명인사들도 무슨 유행처럼 영어책을 내고 있다고 전하고 “이 같은 이상열기는 역설적으로 학교에서의 정규 영어교육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