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미발생은 마늘 덕?

  • 입력 2003년 4월 14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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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없는 것은 김치에 들어있는 마늘 때문인지 모른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4일 농촌진흥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홍종운 박사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국과 같은 음식문화를 가진 나라에 사스 감염자가 없는 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늘은 암과 심장병 발생률을 줄이고 각종 감염과 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길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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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주한연락사무소 대표인 조지 슬라마는 "마늘에는 몸에 좋은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지만 사스와의 연계를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사스 예방을 위해 김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사스에 대한 면역식품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 대만의 차이나 포스트는 참치 머리가 사스에 면역력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유사증세 20대 여성 사스환자 아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진성환자로 의심받아 서울의 한 격리 지정병원에 입원 중인 L씨(27·여)는 사스 환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국립보건원 전문가자문위원회의 박승철(朴陞哲·고려대 의대 교수) 위원장은 14일 "자문위원회가 환자의 흉부 X선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판독한 결과 폐렴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현시점에서는 (L씨를) 사스 환자로 판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진성환자는 위험지역을 다녀왔거나 환자와 접촉하고 고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세를 보이며 X선 촬영 결과 폐렴 증세가 나타나야한다"며 "CT 결과를 검토한 방사선 전문의 3명이 모두 폐렴 증세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환자가 감염위험지역에 장기 체류했고 의심환자의 증상도 보여 사스 환자에 준해서 방역조치를 취하도록 당국에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L씨를 계속 격리한 채 다른 호흡기 세균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L씨는 인풀루엔자 검사에서도 음성을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 주치의는 'L씨가 호전돼 열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고 방역당국이 전했다.

방역당국은 또 L씨의 가족과 L씨가 타고 들어온 비행기 승무원 17명에 대해서는 잠복기 10일째인 이번 주말까지 자택에 격리조치하고 같은 비행기를 탔던 탑승객 150명에 대해서는 전화 추적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L씨의 가족과 승무원들은 아직 이상 증상를 보이지 않았고 탑승객 중 77명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머지 승객 73명은 계속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은 이날 전북과 경남지역에 1곳씩 격리병원 2곳을 추가로 지정해 전국의 격리병원은 모두 13곳으로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과 미국(지역 불명)을 '사스 위험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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