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케랄라 주정부가 17일 플라치마다 마을에 위치한 코카콜라 공장에 앞으로 4개월간 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플라치마다 마을은 코카콜라와의 '지하수 분쟁'으로 환경운동가들의 관심이 쏠려온 곳. 지역 주민들은 코카콜라 때문에 우물이 마르고 코코넛 농장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들의 입장이 강경한데다 주 정부도 이들의 손을 들어준 만큼, 코카콜라 공장이 폐쇄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002년 4월 마을 의회는 코카콜라 공장 운영 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법원은 허가 취소에 대해 일단 '유예' 결정을 내려 코카콜라가 시간을 벌게 해줬지만, 코카콜라 공장도 현지 지하수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방법으로 물을 조달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이 사안은 법정 공방을 거듭하며 현재 고등 법원에 계류 중이다.
코카콜라는 "정부 조사에서도 물 부족이 코카콜라와는 관련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아직 고등 법원에서 결론이 나지도 않았는데, 지하수 공급을 중단한다는 것은 '차별적이고 부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물 부족은 최근의 가뭄 때문이며 코카콜라 공장도 가뭄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카콜라는 "2002년 6월에 첨단 빗물 수확기를 설치해, 이 기술을 지역 농장 등이 무료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역 사회에 기여했음을 역설했다. 그러나 필사적인 '현지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는 인도에서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코카콜라과 펩시가 생산하는 12개 음료수에 발암 물질과 살충제가 기준치보다 많이 들어 있다는 한 연구 센터의 조사가 발표돼 인도인들을 분노하게 하기도 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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