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詩 12편 발견

  • 입력 2005년 9월 16일 03시 01분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이 호남지역 고을 이름을 넣어 지은 ‘호남시’의 일부. 사진 제공 구사회 교수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이 호남지역 고을 이름을 넣어 지은 ‘호남시’의 일부. 사진 제공 구사회 교수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金炳淵·1807∼1863)의 시 12편이 새로 발견됐다.

선문대의 구사회(具仕會·국문학) 교수는 15일 “조선시대 과거시험용 시를 모은 과체시(科體詩) 모음집인 ‘동시(東詩)’라는 시집 필사본에서 14편의 김삿갓 시가 수록돼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12편은 처음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집은 전남 나주의 한 고택에서 발견됐으며 김삿갓이 세상을 떠난 뒤인 19세기 말에 편집된 것으로 구 교수는 추정했다.

12편의 시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나주 전주 등 호남 53개 고을의 이름을 넣어 만든 ‘호남시(湖南詩)’. 구 교수는 “이 시들은 나주 전주 등의 지명을 이용해 언어 유희 및 사회 풍자를 노래한 작품으로 전통 한시가 변형되면서 근대시로 이행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10월 8일 선문대에서 열리는 국제어문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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