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맑아진 태화강…‘공해 하천’ 오명 벗어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7시 21분


“태화강이 이렇게 맑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14일 울산에서 개막된 제86회 전국체전을 위해 울산에 도착한 다른 시도 선수단은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이 조정과 카누 경기를 열 정도로 수질이 맑은데 대해 깜짝 놀라고 있다.

1970년대부터 공장폐수와 생활오수로 악취가 진동하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는 등 30여년간 ‘공해도시 울산’의 대명사로 불렸던 태화강이 되살아난 것이다.

▽회생한 태화강=이번 전국체전 기간동안 태화강 하류인 번영교∼학성교와 태화교∼울산교 구간에서 각각 조정과 카누 경기가 열린다.

대한조정협회 서창기(徐昌基·51) 전무는 “지난해 처음 태화강을 둘러봤을 때는 악취가 심하게 풍겨 조정경기가 열릴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태화강에서 악취가 전혀 나지 않고 시민들이 지켜보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경기가 열리게 돼 선수들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는 태화강이 되살아난 것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올해 8월 초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태화강 전국 수영대회’를 열었다.

올 초에는 2002년 방류한 연어가 태화강으로 되돌아왔고 물고기 떼가 몰려들어 강변은 낚시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시가 최근 태화강 중·하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0ppm을 기록했다. 이는 하천에서 수영기준치인 BOD 3.0ppm 보다 크게 낮으며 가뭄으로 상류에서 유입수가 없어도 1∼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수질개선 노력=시는 태화강 오염의 주범인 공장폐수와 생활오수를 막기 위해 1996년부터 하수처리장과 하수관로 매설 사업을 10년 계획으로 추진해 현재 거의 완료했다.

또 강바닥에 쌓인 오물을 제거하고 강 양쪽 둔치 대숲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등 10년간 2460여억 원을 들여 수질 개선을 위한 12개 사업을 벌였다.

박맹우(朴孟雨) 울산시장은 앞으로 태화강의 생태계를 완벽히 복원하기 위해 시의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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