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대를 타고 밤거리를 질주한다. 힘들 때면 어디든 날 수 있고, 건널 수 있다. …고단함도 슬픔도 뛰어넘게 하는 이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뭐가 중요할까.”
시집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등을 펴낸 신현림 시인은 서문에 이렇게 썼다. 시인의 말처럼, 허무주의적이고 비관적인 세계를 보여줬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 시집은 한층 성숙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꿈과 현실 사이를 질주하며 상처와 아픔을 위무한다.
시인은 “거긴 어두워/해님 몇 개 더 보내줄까/슬픔도 괴로움도 7분만 씹고 버려/이 썩고 속 썩으니 7분만 앓고 버려”(‘슬픔도 7분만 씹고 버려’)라고 일러준다. 도시살이의 외로움과 상실감, 고단함을 읊은 작품뿐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과 어린 딸과의 일상 등 시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자기고백적인 시가 다수 수록됐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조연정 씨는 “이 시집을 통해 우리가 엿볼 수 있는 것은 시인 자신의 내밀한 욕망이기보다 행복한 삶에 대한 우리 모두의 다짐”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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