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물’ 뜨자 민주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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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6일 03시 00분


여성대통령? 하필 민우당? 도끼로 국회 문짝을?

여성 대통령을 소재로 한 SBS 드라마 ‘대물’(사진)에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에선 꼼꼼히 모니터를 하듯 ‘대물’을 들여다보는 의원, 당직자, 보좌관이 적지 않다.

우선 ‘여성 대통령’이란 소재가 민주당으로선 민감한 대목이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여성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는 점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선 지난해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방영될 때도 ‘박근혜 띄우기’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었다.

드라마 속의 정당 이름이 ‘민우당’인 데 대해서도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섞어놓은 것 같다”는 것이다. 첫 회(6일)에서 민우당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장면을 놓고서는 당 공식 회의에서 “‘민’자가 아니라 ‘한’자를 써야 맞지 않느냐”(전병헌 정책위의장)는 비판이 나왔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 탄핵을 주도한 것은 한나라당이었는데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였다.

여주인공이 방송사 아나운서 시절 “법원은 도끼로 국회 문짝을 부수고 난동을 부린 손형태 의원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뉴스를 읽는 대목이 방송됐을 때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2009년 1월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단독 처리 때 해당 상임위 회의장 문을 해머로 부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민주당 문학진 의원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방송 다음 날 문 의원의 사무실에는 “방송사 항의 방문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거나 “지금이라도 사과하라”는 등의 전화가 잇달았다고 한다.

여주인공의 남편이 방송사 카메라 기자로 아프가니스탄 촬영을 갔다가 납치된 뒤 시신으로 돌아온 설정에 대해서도 노무현 정부 때 이라크에서 납치됐다가 사망한 김선일 씨를 연상시킨다는 불만이 많았다.

반면 드라마 주인공과 가장 근접하다는 평을 받는 박 전 대표 측은 ‘대물’의 인기가 싫지 않은 듯하다. 그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정치 드라마는 정치적 상상력이 풍부할수록 좋은 것”이라며 반겼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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