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항에서 105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섬 거문도. 여수항에서 쾌속선으로 3시간 걸리는 오지인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가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뜨고 있다. 푸른 바다에 수심이 4∼5m에 불과한 곳이 많아 다이빙에 적합한 데다 해마(海馬)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성일 거문도 청년회 총무(29)는 “3, 4년 전에는 거문도를 찾는 다이버가 한해 1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000여 명을 넘어섰다”며 “다이빙 명소가 된 것은 해마 덕분”이라고 말했다. 거문도 청년들은 해마지킴이도 하고 있다. ○ 해마 천국 여수 바다
바닷물고기인 해마는 세계적으로 36종이 있다. 길이가 1∼2cm에 불과한 피그미해마부터 35cm에 달하는 빅벨리해마까지 다양하다. 한국 연안에는 복해마, 왕관해마, 가시해마, 산호해마, 점해마 등 5종이 살고 있다. 거문도는 아열대와 남해안 특성을 함께 지녀 복해마를 제외한 4종이 서식하고 있다.
정민민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 연구사(43)는 “여수 바다는 해마가 많이 살고 있어 그만큼 바다가 풍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해마 전문가들은 “남해안을 중심으로 서식하던 해마가 40년 동안 90% 이상 감소했지만 여수는 매우 많은 개체가 서식하는 곳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수 이외에 전남 고흥군, 경남 남해군, 제주도 등 일부 해역에서 해마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민 유성윤 씨(40)는 “해마를 어릴 때 용 새끼라고 부를 정도로 친숙했다”며 “여수 바다에서 정부 연구용으로 하루에 해마 300마리를 포획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 엑스포 바다의 두 얼굴
광양만권환경연구소는 여수 바다를 나팔고둥이나 남방방게, 붉은발말똥게, 갯게, 대추귀고둥 등 멸종위기종 5종류가 서식할 정도로 해양 생태계 보고로 보고 있다. 멸종위기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올해 여수 바다에서는 바다거북 5마리가 포획됐다. 정현호 전남도 해양수산과학관 연구사(47)는 “한 해에 바다거북 5마리가 포획된 것은 드문 경우”라며 “10월경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거북 한 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냈고 현재 대만 수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여수 해역은 올해 해양쓰레기가 5000t 정도 밀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잦은 비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해양쓰레기 양이 평년보다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쓰레기 가운데 상당량은 해류를 타고 타 지역에서 유입된 것이다. 특히 국제쓰레기가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해광 광양만권환경연구소 사무국장은 “여수가 해마 천국일 정도로 생태계가 살아 있지만 국제 해양쓰레기가 가장 많이 밀려오는 곳”이라며 “여수엑스포가 해양 생태계 보전과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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