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우병 촛불시위 주도 비호 세력도 사과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MBC가 PD수첩 광우병 편의 3가지 허위보도 내용에 대해 자사 방송과 주요 일간지를 통해 사과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른 사과이긴 하지만 문안을 자세히 보면 이전에 마지못해 하던 사과와는 달리 성의가 담겼다.

PD수첩 광우병 편은 2008년 3개월 동안 서울 도심을 마비시키다시피 했던 촛불시위의 발단이 된 프로그램이다. 이제는 ‘목숨을 걸고 미국 쇠고기를 먹어야 하느냐’며 PD수첩의 허위보도를 확대 재생산했던 시민운동단체들이 사과할 차례다. 촛불시위에 앞장섰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는 1840개가 넘는 단체가 가담했다. 그중 핵심 단체는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전교조 등이다.

날조된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뒷받침한 전문가와 지식인들도 사과해야 한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명색이 전문가임에도 PD수첩의 오류를 지적하기는커녕 세계적으로 소멸 추세에 있는 광우병을 과장하는 데 앞장섰다. 광우병 전문가도 아닌 진중권 씨는 미국산 쇠고기가 99.9% 안전하다는 주장에 “그럼 0.1%의 위험은 있다는 이야기인데 (한국) 인구 4500만 명의 0.1%면 4만5000명”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촛불시위 때 ‘청와대로 가자’고 선동했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천안함 조사 결과를 부인하는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 광우병 선동을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른 거짓을 이어가면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판단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을 선동해 촛불시위 참여를 독려한 교사들도 사과해야 한다. 학생들을 광우병 공포에 떨게 하고 “왜 우리가 젊어서 죽어야 하느냐” “나도 대학 가 결혼하고 애 낳고 싶어요”라고 외치게 만든 것이 그들이었다. “미친 소 대신 청산가리를 먹겠다”는 발언으로 학생들을 자극한 김민선 같은 연예인이 갑자기 김규리로 이름을 바꾼 이유도 궁금하다. 청소년들의 시위 참여를 부추긴 백낙청 씨 같은 지식인도 한마디 사과 정도는 하는 게 예의다. 촛불시위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국회의원들도 의회 내에서 진실을 찾기보다 거리에서 거짓의 확산을 방조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광우병 보도는 허위가 아니라고 판결한 1심 법원의 문성관 판사는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이른바 진보좌파 세력은 거짓 선동으로 사실상 정권 불복종 운동을 펼친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인터넷 괴담에 들썩이는 우리 사회의 부박성(浮薄性)은 아직도 완전히 극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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