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보험설계사가 3억 보험 가입시킨후 ‘살해 설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신모 씨(48·여)가 자신을 상대로 보험 살인극을 벌이려 한 보험설계사 옥모 씨(33·여)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경기 수원시의 한 뜨개질방이었다. 식당 등지에서 일하며 혼자 살던 신 씨는 “언니, 언니” 하면서 살갑게 다가오는 옥 씨와 금방 친해졌다. 친자매 같은 사이가 되자 옥 씨는 딴생각을 품게 됐다. 그해 8월 옥 씨는 신 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챙겼다. 또 돈 관리를 명목으로 신 씨 명의 통장과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옥 씨는 반지하 주택에 살고 있던 신 씨에게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게 좋다”며 “남동생에게 대출을 부탁하라. 돈을 해주지 않으면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해라”고 권유했다. 옥 씨는 이런 방법으로 8차례에 걸쳐 신 씨로부터 48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같은 해 9월에는 “필요 없는 보험은 정리하고 종신보험 하나만 가입해라”며 신 씨를 보험에 가입시켰다. 사망 시 3억 원이 지급되는 보험이었다. 얼마 뒤 옥 씨는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으로 몰래 바꿨다.

지난해 말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된 신 씨 남동생들은 옥 씨에게 돈 상환을 요구했다. 다급해진 옥 씨는 올 1월 초 신 씨 집에서 신 씨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신 씨는 목숨을 건졌지만 오랜 기간 화상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옥 씨가 신 씨를 살해한 뒤 보험금을 챙기려 한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7일 옥 씨를 구속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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