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날 삭감한 14억 원은 안철수연구소 관련 예산이 아니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14억 원 삭감 의결에 대해 “(소프트웨어·컴퓨팅 산업원천기술개발 사업 예산) 1427억 원 가운데 1%를 삭감하는 것이며 안철수연구소를 특정해서 삭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는 선에서 정리하겠다”며 별다른 의결 절차 없이 논란을 매듭지었다.
정치권에서는 전날 예결소위에서 합의된 내년도 예산안을 전체회의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켜 놓고 뒤늦게 논란이 일자 “잘 몰랐다”는 식으로 재논의하는 모습 자체가 어처구니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결소위에 참석한 의원들이 삭감된 예산이 안철수연구소와 관련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후폭풍을 우려해 모르는 척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예결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지경위 수석전문위원은 당시 ‘소프트웨어·컴퓨팅 산업원천기술개발’ 예산과 관련해 “(예산안 서류) 6페이지에서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 중 ‘모바일 악성 프로그램 탐지 및 방어 솔루션 개발’ 주관기관이 안철수연구소”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명규 의원은 “강용석 의원이 삭감하자는 게 얼마냐”고 질문했고, 윤상직 지경부 제1차관은 “8억 원이 안철수연구소에 (들어)가는 사업이고, 사업 자체를 본다면 14억 원”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지경위 전체회의에서는 안철수연구소의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과 민주당 조경태 의원 간에 막말이 오가는 험악한 풍경이 벌어졌다. 먼저 전체회의에 앞서 여야 의원들이 비공개로 의견을 조율하던 소회의실에서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체회의에서 강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자 조 의원이 “하세요, 하세요”라고 말했고, 강 의원은 “당신이 위원장이야?”라고 소리쳤다. 즉각 조 의원은 “젊은 친구가 싸가지가 없네”라고 받아친 뒤 “(내가) 부산에서 지방대 나왔지만 참 거시기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어느 대학 나왔어, 뭐 하자는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고, 조 의원은 “제가 입이 좀 거칠어서, 조심하세요”라고 하자 강 의원은 “누군 안 거친 줄 알아”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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