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해마다 7만 개의 새로운 식물 씨앗이 유입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구상 마지막 청정 자연지역인 남극대륙에 자생적으로 자랄 수 없는 식물들의 씨앗이 옮겨져 번식하고 있다고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공동 구성한 극지연구협력단이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한 활동보고서를 통해 11일 밝혔다.
영국 BBC가 전한 보고서에 따르면 근래 들어 남극에는 한국의 논이나 아스팔트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초인 새포아풀을 비롯한 식물 19종이 유입됐다. 흙이나 낙엽 사이에서 서식하며 균류나 부패한 유기물 등을 먹고 사는 2∼3mm 길이의 곤충 2종도 발견됐다.
새포아풀은 현재 남극대륙 몇몇 섬의 초목지역을 뒤덮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극 사우스셰틀랜드 제도의 디셉션 섬에서는 남극대륙에 없었던 잔디 2종과 톡토기류 곤충이 대량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래종은 남극을 방문하는 과학자들과 방문객들의 몸을 통해 옮겨진다. 연구진은 2007년 한 해 동안에만도 과학자들의 몸에 붙어 남극대륙으로 옮겨진 식물 씨앗이 모두 3만8897개이며 관광객들을 통해서도 3만1732개가 옮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방문자 1명당 9.5개의 씨앗을 몸에 지니고 남극에 들어간 셈이다.
유입된 식물들이 연평균 영하 23도인 남극에서 번식에 성공한 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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