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주관하는 한강 청책(聽策·듣고 나서 정책을 마련한다는 의미)투어에서 수중보 철거를 주제로 한 토론이 벌어진다. 10·26 재·보궐선거를 앞둔 2011년 9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한강 수중보 철거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된 이후 8개월여 만의 재등장이다. 특히 시가 토론 주제로 신곡수중보를 다루기로 하고, 수중보 철거론자를 주제발표자로 선정하면서 철거 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9일 박 시장과 공무원, 서울시 한강시민위원회 위원과 도시계획위원, 수질전문가, 공공건축가 등 분야별 전문가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 현장 청책투어’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운하와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나섰던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신곡수중보 철거가 한강 복원의 첫걸음’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수중보를 철거하자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보를 철거하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이 기우라는 점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나 학계에서는 수중보 덕분에 갈수기에도 한강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게 돼 수질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시는 내부적으로 수중보 철거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이런 주장을 직접 드러내기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곡수중보는 시 시설이 아니라 국토해양부 소관이기 때문에 시에서 (철거나 유지 같은) 방향성을 드러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박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 주제발표를 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어에서는 하천관리 권한 재조정의 필요성도 논의될 예정이다. 시는 시내 한강관리를 위해 매년 800여억 원의 유지보수비를 지출하는 등 실절적 관리를 하고 있지만 책임만 있고 권한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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