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부는 “4대강 주요 지점에서 사업 전보다 수질이 개선됐다”고 발표했으나 4대강 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악화는 무시한 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개선만 보여준 수질 개선 주장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스틴은 미국 텍사스 주의 주도(州都)로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의 반도체공장이 있다. 이 도시의 상수원인 트레비스 호수의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수질은 COD가 L당 3∼20mg, BOD가 L당 1∼3mg으로 우리나라 팔당호(COD가 L당 2.3∼3.3mg, BOD가 L당 0.8∼2.2mg)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1991년부터는 BOD와 COD가 수질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측정조차 않고 있다.
우리나라 사정으로 봐서는 트레비스 호수의 물은 높은 COD로 환경 문제를 발생시키고, 수돗물로 사용하는 것도 중지되어야 한다. 실제 오스틴 시 당국은 조류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고 색깔이 누렇다는 경고까지 하고 있으나 어떤 환경단체도 정부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으며 주민들도 거부감 없이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2007년 10월 말 필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신문에 수돗물 이취미(이상한 냄새와 맛)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졌으나 먹는 샘물 사재기나 댓글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동식물의 사체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부식산(humic acid)이라는 물질이 형성된다. 부식산은 흙의 색깔을 검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분해산물이다. 산림에서의 낙엽 분해와 도시 개발, 농지 개간 등으로 발생하는 부식산은 흙과 섞여 자연스럽게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하수·침출수 처리장의 방류수에도 많은 양의 부식산이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부식산의 형성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수질 관리를 위해 유기물질의 배출을 규제하는 이유는 하천에 방류된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미생물이 물속의 산소를 소모해 물고기와 같은 수중 생물의 폐사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식산은 생물 분해 부산물이기 때문에 화학적 산화(酸化)를 통해서만 측정이 되고 생물학적 산화를 통해서는 측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실제 미생물 분해에 따른 산소 소모를 나타내는 지표인 BOD를 배출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COD는 실제 수질관리 목표에서 벗어난 기준인 것이다.
하천의 물을 수돗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부식산은 쉽게 제거가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상수원은 선진국의 수질기준에도 적합하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많은 정수장이 고도처리시설을 도입해 조류나 조류에 의해 생성된 부산물들을 충분히 걸러내 양질의 건강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오랜 기간 산림화가 되고 경사가 완만한 지역을 흐르는 선진국 하천의 COD는 4대강보다 일반적으로 높거나 비슷하다. 따라서 ‘COD값이 상승하기 때문에 4대강이 오염되고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이제는 전문적인 지식과 과학적 자료를 가지고 반대를 해야 한다. 사소한 것에 트집을 잡고 대안 없이 반대만 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다. 4대강 사업을 통해 하천변 경작지를 없앰으로써 오염원의 유입을 줄였으며, 많은 양의 물을 확보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수질도 당연히 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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