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생태공원 탐방로를 걷던 이도현 군(7)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길가에서 달팽이를 잡아 엄마에게 보여주더니 생태 해설을 하던 이미숙 매니저의 손등에 올려놓았다. 달팽이는 느릿느릿 손등을 이동했다. 옆에 있던 도현 군의 쌍둥이 누나 도람 양도 이런 달팽이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살폈다. 이들 남매는 길가 이곳저곳을 살펴보다 잠자리와 나비를 잡으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했다. 주부 함명진 씨(40)는 “요즘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다양한 생태계를 아이들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알기 쉬운 생태해설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가 내린 생태공원은 오색의 자연빛깔을 드러냈다. 공원 안은 신선한 풀내음으로 가득했다. 이곳은 3년 전만 해도 각종 건축폐기물과 쓰레기로 뒤덮여 도심의 흉물로 방치돼 있었다. 주변이 신도시로 개발됐지만 악취와 먼지 때문에 인근 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공간이었다.
생태공원은 고양시가 2009년부터 52억 원을 들여 조성에 들어가 올해 5월 문을 열었다. 지금은 뻐꾸기 꾀꼬리 원앙새 딱따구리 백로가 살고 맹꽁이 무당벌레 소금쟁이가 찾아와 알을 깐다. 참나무 며느리배꼽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는 자연체험장이 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생태공원을 지난해 7월 완공했지만 10개월간 개장하지 않고 자연상태를 유지했다. 그 결과 곤충과 새들이 자리를 잡는 등 자연 복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생태공원은 5만8435m²(약 1만7700평) 규모로 12개 테마 숲과 102종의 야생화 군락, 생태연못, 탐방로, 산책로, 휴게시설을 갖추고 있다. 보통 1개 팀(20명)당 2명의 생태해설사가 동행하며 생생한 생태계 이야기를 들려준다.
탐방로(약 2km)를 걷다 보면 민들레 호제비꽃 은방울꽃 등 야생화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참나무 자작나무 배나무 살구나무 밤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무리를 이룬 테마 숲도 이색적이다. 특히 탐방로 중간에 위치한 탐조대에선 연못에서 헤엄치는 원앙이나 먹이를 찾는 백로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이 밖에 길이 350m의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는 한 폭의 그림 같아 연인 가족 단위로 사진 촬영을 하기에 제격이다. 약용식물 재배지나 농업체험을 할 수 있는 텃밭(1150여 m²)도 마련됐다. ‘자연밥상 차리기’ ‘자연놀이 빙고게임’ ‘꽃다발 만들기’ 등 자연을 이용한 체험도 가능하다.
이미숙 매니저는 “생태공원에는 요즘 물총새나 꾀꼬리 오색딱따구리 같은 다양한 생명체들이 돌아오고 있다”며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소중히 가꿔야 하는지를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2시간가량의 생태 탐방이 끝나면 생태교육센터에서 생태도서관과 시청각실, 교육장,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다. 나무로 목걸이를 만들어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생태공원은 매주 화∼일요일 전화(031-924-7341∼2)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월요일은 휴무. 오전 10∼12시, 오후 2∼4시 두 번에 나눠 각 3팀씩 모두 6팀(120명)만 이용할 수 있다. 38대 동시주차가 가능한 무료 주차장이 있다. 환경 보호를 위해 김밥 음료수 같은 음식물은 반입이 금지된다. 생태공원 홈페이지(gyecopark.go.kr)는 이달 중 개설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