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또 어김없이 콧물·기침… 청결+약물, 쿨하게 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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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봄은 잔혹한 계절이다. 끊임없이 날리는 꽃가루가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알레르기의 원인인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와의 접촉을 피하고, 적절한 약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DB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봄은 잔혹한 계절이다. 끊임없이 날리는 꽃가루가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알레르기의 원인인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와의 접촉을 피하고, 적절한 약물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DB
“유 어 마이 데스티니(You are my destiny).”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에 담긴 가수 린의 노래다. 드라마에서 김수현과 전지현은 이 노래를 통해 그들의 변치 않는 사랑을 예찬하고 있지만, 이들만큼 이 노래가사가 어울리는 이들이 있다. 봄만 되면 변함 없이 콧물과 기침을 달고 사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다. 흔히 난치병 중의 난치병으로 알려진 알레르기 비염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단순 감기-알레르기 비염 구분해서 치료하자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알러젠)에 노출되었을 때 코의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켜서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코 가려움증 등 갖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전 세계 인구의 5∼20%가 앓고 있는 흔한 병이다. 특히 산업이 발전한 나라에 많아 ‘선진국병’이라고도 불린다.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2명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로 추정한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곳곳에서 흩날리는 꽃가루다. 흔히 화분증이라도 불리는 꽃가루 알레르기일 경우 봄철 재채기 발작 증세가 특징. 또 일년 내내 증상을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 역시 따뜻해지는 봄철 더욱 기승을 부린다.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꽃가루 알레르기도 있기 때문에 따뜻해진 봄날에는 고통도 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과 바이러스에 의한 환절기 감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콧물, 코막힘, 기침, 가래 등 증상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단순 감기로 오인하고 치료를 미룰 경우 누런 콧물, 만성기침, 안면통증, 집중력 저하를 동반한 축농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또 비염을 방치할 경우 코골이가 생기고 수면무호흡증과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단순 코감기와 구별되는 특징적인 증상은 콧물의 색이다. 바이러스와 싸우고 전사한 백혈구 사체가 누런 콧물로 나오는 감기에 반해, 알레르기 비염은 물처럼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코 점막에 알러젠이 체내로 들어오면 혈관을 확장시키는 히스타민 물질이 다량 분비되고, 늘어난 혈관에서 수분이 대거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히스타민은 가려움증도 유발하기 때문에 코와 눈이 간질간질하고 발작적인 재채기도 한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에선 감기에서 흔히 생기는 코와 목이 따갑거나 열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적극적인 약물요법 큰 도움


알레르기 비염 치료를 위해선 원인이 되는 알러젠을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봄철 문제가 되는 꽃가루의 경우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자동차 운전 시에는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실내에서는 평상 시 창문을 닫아 놓는 것이 좋다. 또 집먼지 진드기로 생기는 비염의 경우 카펫이나 천 소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진드기의 먹이가 인체에서 나오는 비듬, 각질 등이기 때문에 침구, 거실의 천 소파, 카펫 등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곳에서 집중적으로 서식한다. 집먼지진드기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그러나 55도 이상의 뜨거운 온도에서는 죽는다. 따라서 진드기 제거를 위해선 집안의 습도를 50% 이하로 줄이고 침구류는 1∼2주에 한 번씩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약물 요법도 권유한다. 알레르기 비염에서 치료에는 스테로이드성 코 분무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붓는 얼굴(문페이스) 중독 등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우려해 꺼리는 경우도 있으나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는 코 점막에만 바르는 약이라 전신에 영향이 없고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다. 콧물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분비를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와 비점막 수축제도 일시적인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이라는 이유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건 코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비염이 심해지는 봄철에는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있다”며 “비타민D 부족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매일 20분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비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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