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58·새정치민주연합)에게 패한 정몽준 전 국회의원(63·새누리당)이 선거가 끝난 지 보름 만인 19일 박 시장을 만났다. 정 전 의원은 전날 박 시장이 서울시청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직후 정 후보에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직접 박 시장을 찾아온 것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경 서울시청 6층 시장 집무실을 찾았다. 박 시장은 집무실 밖으로 나와 정 전 의원을 응접했다. 정 전 의원이 밝은 얼굴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시장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며 악수를 나눴다.
정 전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전화를 주셨는데 내가 사실 이름이 안 뜨는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앞으로 문자를 보내주시면 바로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핫라인을 만들자”고 했다.
10여 분간 이어진 회동에서 박 시장은 정 전 의원에게 “서울시 고문을 맡아 달라”고 깜짝 제안을 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서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도시이니 잘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시민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리러 왔다”고 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많은 공약을 내셨고 말씀을 경청하고 싶다. 고문으로 모시겠다”고 재차 권했지만 정 전 의원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환담하던 중 박 시장이 정 전 의원을 “정 고문님”이라고 부르자, 정 전 의원은 “고문이라는 말은 연배가 너무 있어 보인다. 제가 연배가 위니 ‘정치 선배’가 어떠냐”라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즉석에서 “정 선배”라고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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