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전략 핵 폭격기와 전투기 등 20여 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잇따라 유럽 영공과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사훈련은 28, 29일 북해와 대서양, 흑해와 발트 해 등에서 24시간 동안 펼쳐졌다. 나토는 성명에서 이 시간 동안 러시아 군용기가 유럽 영공을 침범한 횟수가 19차례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3시경 북해 인근에 4대의 Tu-95 장거리 전략 핵 폭격기와 4대의 공중급유기 등 8대의 러시아 군용기가 나타나 노르웨이 해 쪽으로 비행하자 노르웨이 공군 F-16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이들의 진로를 가로막았다. 러시아 군용기들이 본국을 향해 기수를 돌렸으나 러시아 전략 핵 폭격기 2대는 계속 비행해 영국 영공 쪽으로 접근했다. 이에 영국 공군 타이푼 전투기들이 발진했다. 러시아 핵 폭격기들이 계속 남진해 이베리아 반도 쪽으로 접근하자 이번엔 포르투갈 공군 F-16 전투기들이 발진해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핵 폭격기들은 항공관제관이 보내는 어떠한 무선 호출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무선응답기를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나토 측은 밝혔다. 같은 시간 발트 해 부근에서도 러시아 전투기 7대가 출현해 나토 리투아니아 기지에서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했다. 터키의 전투기들도 흑해를 건너 자국 영공을 향해 접근하는 러시아 전투기 4대를 감시하기 위해 이륙했다.
나토 관리들은 이 사건들이 지난 10여 년 동안 일어난 러시아의 영공 도발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나토는 올해 러시아 전투기를 쫓아내기 위해 나토 전투기가 100회 이상 긴급 발진했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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