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철사 단백질’ 0.02초 안 돼 풀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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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KAIST 교수팀 밝혀

물건을 택배로 보낼 때는 상자에 담는다. 세포도 마찬가지다. 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이나 단백질 등을 옮길 때 자루 모양의 지질막인 ‘소포(小胞)’를 상자로 쓴다. 소포에 담겨 온 물질이 다른 세포로 들어갈 때는 소포의 막과 세포막이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소포 속 물질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이때 소포막과 세포막을 합치는 역할은 ‘스네어’라는 단백질이 담당한다. 문제는 이들을 풀어야 할 때다. 스네어 단백질을 계속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꼬여 있는 ‘철사 단백질’을 풀어야 하는데, 30년간 그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다.

윤태영 KAIST 물리학과 교수(사진)팀은 철사 단백질이 풀어지는 과정을 규명해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단분자형광현미경과 자기장 집게를 이용해 단백질이 풀리는 현상을 관측한 결과 꼬여 있던 단백질은 0.02초가 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한 번에 확 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스네어 단백질이 조금씩 서서히 풀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윤 교수는 “스네어 단백질은 신경세포 사이의 통신과 인슐린 분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알츠하이머나 당뇨병 등의 질환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철사 단백질#세포#0.02초#윤태영#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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