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아들 허웅, ‘농구 대통령’도 못해 본 최고인기선수로
주니어-시니어 분리 투표 덕 봤지만 국가대표 이승현-김종규와 큰 차이
팀 국내선수 최고득점 등 주가 폭등
“실력을 떠나 올스타 팬 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했다니 너무 기분 좋고 뿌듯합니다. 지난 시즌보다 많이 나아져 대견했는데 이런 일까지 있네요.”(허재 전 KCC 감독)
“팬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지는 몰랐어요. 농구로 보답해야죠. 아직 아버지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압니다. 더 열심히 해서 아버지를 넘고 싶어요.”(동부 허웅)
아버지 허 전 감독(50)은 ‘농구 대통령’이었다. 중앙대와 실업농구 기아(현 모비스)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전성기가 지난 뒤 출범한 프로농구에서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1997∼1998시즌 준우승팀(모비스) 선수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8시즌 동안 5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다. 하지만 팬 투표에서 1위를 한 적은 없다.
허 전 감독의 장남 허웅(22·동부)이 2015∼2016시즌 올스타 베스트5 팬 투표에서 득표 1위에 올랐다. 2001∼2002시즌부터 팬 투표를 도입한 프로농구에서 이상민 삼성 감독은 2009∼2010시즌까지 9년 연속 1위에 올랐고, 양동근(모비스)이 3차례, 김선형(SK)과 오세근(KGC)이 각각 1차례 1위의 기쁨을 누렸다.
허웅의 1위는 사실 투표 방식 덕을 봤다. 198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선수는 시니어, 이후는 주니어로 나눠 베스트5 후보를 선정했는데, 최근 5시즌 동안 1위를 했던 양동근, 김선형, 오세근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시니어 올스타 후보가 돼 주니어 부문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했다. 하지만 같은 주니어 후보 가운데 국가대표이자 선배인 이승현(오리온)과 김종규(LG) 등을 크게 앞선 것은 허웅의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세대 재학 중에 신인 드래프트에 나와 동부 유니폼을 입은 허웅은 데뷔한 2014∼2015시즌 주로 교체 선수로 출전해 경기당 평균 4.8득점, 1.5도움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는 명실상부한 주전이다. 출전 시간부터 지난 시즌(16분 42초)의 2배(32분 14초)가 됐다. 득점(12.34점)은 3배 가까이 뛰었다. 동부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득점이 많다. 동부 관계자는 “워낙 대스타의 아들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정말 묵묵하고 성실해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허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양동근 선배와 대결하며 많이 배웠다. 덕분에 올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서도 자신감을 이어갔던 것 같다. 아버지를 넘는 것은 나중 일이고 일단 목표는 올해의 기량발전상”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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