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멍드는 대한민국]全연령대로 번진 악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03시 00분


2년새 2배로 폭증한 인터넷 악플
10대 장난일거란 통념과는 달리, 가정주부-중장년층도 적극 가담

20대 여성 사업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달린 ‘걸레 같은 ××’ 등 성폭력적 악플(악성 댓글)을 조사하던 서울의 한 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관은 최근 용의자를 검거하고 깜짝 놀랐다. 철없는 10대의 짓이겠거니 했는데 조용한 성격에 점잖게 생긴 무역회사 직원 김모 씨(44)가 장본인이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인터넷 악플을 생산하는 ‘악플러’들이 전 연령대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피의자를 연령대로 분석한 결과 20대가 22.4%로 가장 많았고 30대(17.7%), 40대(13.2%)가 뒤를 이었다. 10대는 11.3%에 그쳤다. 직업도 주부, 취업준비생, 교사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가 비교적 적은 것은 청소년의 주요 활동무대가 카카오스토리 같은 폐쇄적 SNS여서 문제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장년층의 증가는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대중화 당시 10대, 20대였던 이들이 여전히 인터넷 공간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신고된 악플 등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은 2013년 6320건에서 지난해 1만5043건으로 급증했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악플이 10대만의 문제라고 인식해 예방교육도 청소년에게 집중했지만 이제는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김도형 기자
#악플#인터넷#가정주부#중장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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