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307건의 독자 서평이 투고됐습니다. 이 중 한 편을 선정해 싣습니다.
최근 들어 운이나 풍수 인테리어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환경을 바꾸고 일상을 좀 바꿔 보자는 마음을 먹고 ‘정리의 발견’을 읽게 됐다. 저자인 곤도 마리에의 책들은 이미 번역 출간된 몇 권의 책으로 익숙해진 덕분에 고민하지 않고 고를 수 있었다.
정리는 버릴 건 버리고 남길 건 남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쓸데없이 안고 사는 것이 많은 나도 일단 ‘버리기’를 해야 정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곤도 마리에가 말하는 버리기의 기준이 특이하다.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여전히 설렘을 주느냐’가 기준이다. 설레면 남기고 그렇지 않으면 버린다. 이 책에서 자주 만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설렘’이다.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 기준이 묘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내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라는 것이다. 이런 기준이라면, ‘필요성’을 기준으로 정리하던 물건들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막연히 필요할 것 같아 가지고 있던 물건 대부분이 버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만날 때 느꼈던 설렘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퇴색하기 마련이니까.
이 책대로 설렘을 시험해 보기 전, 난 내 오감이 제대로 작동할지가 걱정됐다. 나는 최근 뭘 보고 설렜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무척 감성이 뛰어난 사람이란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환경을 무생물이나 단순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감사함을 전하기도 한다. 그의 정리 비결은 이런 섬세한 감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정리를 통해 설레는 물건을 선별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설렘의 ‘감도(感度)’가 예민해진다고. 즉, 오감이 예민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나는 이 책을 통해 정리는 단순히 무언가를 보기 좋게 바꾸는 차원만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정리에 관해 막연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새로운 정리의 세계로 입문하게 될 것 같다. 적은 분량인데도 꽉 채워 주는 느낌을 주면서, 일상을 설렘으로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일단 버릴 물건들을 끄집어 내놓고 저자가 말하는 기준으로 한번 물건을 분류해 보자. 정리의 새로운 차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설레는 매일, 설레는 인생을 사는 것, 그것이 정리를 통해 얻는 최대의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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