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작년 8월 최고기온 추월… 전국 대부분 지역 올해 최고치 기록
대구-경주 일부 학교 단축 수업
7월 셋째 주말 장마전선 영향 많은 비 내릴듯
경북 경주의 기온이 7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 경주의 한낮 기온이 39.7도를 기록해 1942년 7월 13일 대구가 세운 7월 중순(11∼20일) 한낮 최고기온 기록(39.6도)을 정확히 75년 만에 갈아 치웠다. 7월 전체 기온으로는 1939년 7월 21일 추풍령(39.8도)에 이어 2번째, 전월(全月) 통튼 최고기온으로는 3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이례적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 최고기온(8월 13일·영천·39.6도)도 이보다 낮았다.
이날 경주뿐 아니라 전국이 올 들어 가장 뜨거운 더위로 몸살을 앓았다. 경주와 대구에서는 일부 중학교가 등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수업을 단축했다. 인천과 충남 서해안 일부 지역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영천(38.9도) 강릉(37.1도) 등도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포항과 영덕은 한낮 기온 38.6도와 38.1도로 각 지점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경신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불쾌지수 지도도 ‘높음’ 단계 이상을 나타내는 붉은색으로 도배됐다. 덥기도 더웠지만 사흘째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후텁지근한 공기가 가득해 불쾌감을 끌어올렸다. 주초 많은 비를 뿌린 장마의 영향으로 보인다.
기상청 자료 분석 결과 장마기간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날에도 습도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의 최근 17년간(2000∼2016년) 여름철 무(無)강수일 습도 평균을 구해 보니 7월과 8월의 전국 무강수일 습도 평균이 각각 74%와 73%였다. 목포 여수 등 서쪽 해안가 도시들은 무강수일에도 평균 습도가 80∼90%로 비 오는 날과 같았고, 이례적 폭염이 덮친 지난해 7월 서울의 무강수일 습도는 90%에 이르렀다. 올해 7월 무강수일 닷새간 서울의 습도 평균도 80%로 습식사우나 안과 비슷했다.
높은 습도 탓에 ‘장마 사이에 낀 더위’는 더욱 덥고 불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7년간 월 불쾌지수 평균을 내보니 7월은 75로 ‘높음’ 수준이었다.
습도가 높으면 열대야도 자주 발생한다. 공기 중 물방울이 열을 머금으면서 밤이 돼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혈관계 질환자들의 경우 뇌중풍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저염식·저지방 식사를 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
14일부터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하면서 오후와 밤 사이 대기 불안정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하거나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주말에는 다시 장마전선이 내륙지역에 걸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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