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 소설 ‘무정’ 온전한 초판본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8일 03시 00분


고대 졸업생, 고대 도서관 기증… 표지 등 출간 당시 형태 갖춰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인 춘원 이광수(1892∼1950)의 ‘무정(無情)’ 초판본(사진)이 공개됐다.

고려대 도서관은 국어교사 출신인 이 학교 졸업생 유모 씨(75)가 제자로부터 받아 소장하고 있던 무정 초판본을 기증했다고 17일 밝혔다. 1918년 1000권이 발행된 무정 초판본 가운데 지금까지 전해진 건 한국현대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 권이 유일했다. 그러나 현대문학관 소장본은 표지 장정이 없어 1920년 나온 재판본을 통해 초판본의 겉모습을 추정해왔다. 무정은 1917년 1월 1일부터 6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126회 연재됐고, 이듬해 7월 20일 ‘신문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공개된 초판본은 표지와 책등, 판권지 등 상태가 온전해 1918년 출간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 측은 “1910년대 출간된 소설은 화려한 그림의 통속적 표지가 많았는데 무정 초판본의 표지는 그림 없이 단정한 글씨로 작가와 제목, 발행사만 인쇄돼 이전 출판물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판권지에 찍힌 스탬프를 통해 이 초판본은 전북 전주 대화정 남문통(현재 전주시 전동 지역)에 있는 ‘동문관’에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유 씨는 한국 최초 문고본인 ‘청년문고’의 제1편인 ‘용비어천가’도 고려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도서관 측은 “1915년 ‘신문사’ 출판사가 펴낸 청년문고 제1편 ‘용비어천가’는 지금까지 출판 사실만 전해졌다. 실물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도서관은 ‘무정’과 ‘용비어천가’를 정밀점검한 뒤 9월 중순 이후 귀중본 열람실에 비치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이광수#무정#무정 초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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