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탐방로 주변 등 소나무 감염… 2년전 첫 발견 후 추가 확산 확인
항공방제-나무주사 등 대책 고심
한라산국립공원에 소나무재선충병(이하 재선충병)이 확산되면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한 전략 수립 용역을 위해 정밀 예찰을 한 결과 한라산 석굴암탐방로 주변과 제주시 제2수원지 등지에서 11그루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2015년 5월 한라산국립공원 해발 680m에서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1그루가 처음 발견된 이후 그동안 고랭지시험포 입구(해발 730m) 2그루, 어리목입구 도로변(해발 900m) 1그루 등으로 늘었다. 이번에 감염된 소나무는 기존 감염 소나무와 600∼700m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최고 해발은 850m다. 감염 소나무 주변에는 목재 취급업체 등 인위적 확산을 유발하는 요인이 없는 만큼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자연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추이를 감안하면 한라산국립공원 재선충병은 점차 고지대로 올라가고 있다.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조사한 결과 해발 900m 이상 고지대에서 솔수염하늘소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에서 직선거리 2km인 고지대에 돌발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라산국립공원 재선충병 감염으로 그동안 730그루를 제거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확인한 감염 소나무를 비롯해 주변 소나무 등 모두 3000그루가량을 베어야 할 상황이다.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소규모 베어내기와 항공 방제, 나무 주사 등이 필요하다. 사업비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23억8872만 원, 내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49억1696만 원이 든다.
내년 예산이 증가한 것은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형이 험하고 반복적인 방제가 어려운 지역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밀베멕틴’ 예방주사액을 사용하도록 용역기관이 권고했기 때문이다.
2021년을 목표로 한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용역을 하면서 한라산국립공원 소나무류가 크게 증가하는 등 임상도에 변화가 생겼다. 2015년 수립한 한라산국립공원 재선충병 방제 전략에서는 소나무, 곰솔(해송)을 합친 소나무류 분포 면적이 959.2ha였으나 이번 용역에서는 소나무류와 자생 수종이 함께 자라는 혼합림을 포함시켜 2069.4ha로 늘어났다.
오경찬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소장은 “한라산국립공원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용역을 토대로 방제계획을 수립하고 제주시, 서귀포시와 협의해 국립공원 인접 지역의 합동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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