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출마 5명, 이용섭 겨냥 “문재인 대통령 언급한 건 선거적폐”
이재명-전해철도 ‘경기지사 신경전’… 黨내부 “지나친 친문마케팅 역풍”
6·13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더불어민주당 곳곳에 집안싸움이 벌어졌다. 너도나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후보라고 자임하는 ‘문심(文心)’ 마케팅이 지역을 막론하고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것.
강기정 전 의원 등 민주당 광주시장 선거 출마 예정자 5명은 19일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향해 “공명선거를 위반한 6·13선거 적폐 1호”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출마를 격려하고 ‘준비 잘해서 뜻을 이루길 바란다고 했다’는 이 전 부위원장의 발언은 대통령이 실제 그런 발언을 했어도 문제이고 안 했다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민주평화당 최경환 원내대변인은 20일 “이 전 부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문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진위를 밝혀야 한다”며 가세했다.
경쟁자의 십자포화에도 불구하고 이 전 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의 덕담까지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대통령에게도, 민주당에도, 광주시민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하신 발언”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경기도지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도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전 의원이 “이 시장이 ‘민주당 권리당원 15만 명이 모두 문재인 대통령 쪽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이 시장이 “해당 기사는 저의 발언을 잘못 축약한 기사”라고 해명하자 전 의원은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문재인 측근들이 정권을 만든 게 아니다’ 등의 말과 함께 대통령과의 관계를 논쟁거리로 편 가르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가 전남지사 출마를 희망한 이개호 의원에게 출마 자제를 요청한 점을 놓고도 뒷말이 불거지고 있다. 지도부는 원내 제1당을 유지하기 위해 이 의원의 출마를 자제하게 해놓고 5일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것은 인천시장에 출마하는 박남춘 의원을 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서울시장 후보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내걸며 문심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당내에선 과열 양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권리당원 표심이 중요한 경선 구조상 ‘친문(친문재인) 마케팅’을 벌일 수밖에 없지만 역풍이 일어 큰코다칠 수 있다”며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2016년 총선에서 벌인 ‘진박(진짜 친박) 감별’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빼고는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 극도의 신중함과 겸허한 자세로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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