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불출석 사유는 ‘알츠하이머 투병’.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됐다.
전 전 대통령이 ‘치매설’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 때 한 차례 치매설에 휩싸였지만, 민정기 전 대통령비서관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일요신문에 따르면,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 이상설을 일부 인정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제5공화국 신군부 인사 2명은 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한 인사는 “전 전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며 “건망증으로 넘길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일상 생활을 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이 대화 도중 ‘지금은 어디 살고 있냐’고 물어봤다”며 “대화를 나누는 짧은 시간 동안 4번이나 같은 질문을 했다.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따금 뵈러 간다. 하지만 이렇게 심각한 적은 처음”이라며 “이런 내용을 말하기가 껄끄럽긴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을 최근에 본 신군부 사람들끼리 대화에서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민 전 비서관은 당시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세도 있고 해서 가까운 기억이 안 되는 등 그런 일이 있는 것 맞다. 추가적인 부분은 나중에 기회를 봐서 말하겠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회고록을 통해 기억력 이상을 언급한 바 있다. ‘전두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 편 여는 말에는 “근년에 이르러 언제부터인가 나는 가까운 일들이 기억에 저장되지 않는 사례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사물을 인식하고, 사리를 판단하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내가 정리해야 할 일들을 서둘러 마무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오래전의 일들은 마치 그림처럼 생생하게 뇌리 속에 남아 있었다. 그 기억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내서 기록으로 남기게 되었다”고 써있다.
치매설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전 전 대통령 측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재판을 앞둔 26일 전 전 대통령이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는 민 전 비서관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의 현재 인지능력은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어도 잠시 뒤에는 설명을 들은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정상적인 진술과 심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왕복에만 10시간이 걸리는 광주 법정에 무리하게 출석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광주지법은 이날 전 전 대통령이 불출석 입장을 밝혔지만 공식적으로 법원에 연기 신청·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아 예정대로 재판을 연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재판 불출석 이유로 든 알츠하이머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절차대로라면 이날 피고인이 공소장에 기재된 인물인지를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를 진행해야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 이를 진행하지 못하고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한 뒤 이날 첫 재판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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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13:46:56
수면유도제나 치매치료제 종류를 많이 복용하면 가억력 감퇴 수준이 갑자기 치매 말기 수준으로 바뀐다. 약의 부작용으로 의사들이 자연 노화 수준의 노인에게도 치매약을 과하게 투약해서 진짜 치매환자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멀쩡한 노인이 실험대상이 되어 진짜 미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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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13:46:56
수면유도제나 치매치료제 종류를 많이 복용하면 가억력 감퇴 수준이 갑자기 치매 말기 수준으로 바뀐다. 약의 부작용으로 의사들이 자연 노화 수준의 노인에게도 치매약을 과하게 투약해서 진짜 치매환자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멀쩡한 노인이 실험대상이 되어 진짜 미친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