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협회
암센터 등 9개 의료기관 손잡고 ‘암 생존자 사회 복귀’ 응원 간담회
치료-업무 병행 암 생존자 등… 85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대한암협회와 국립암센터는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윤일규 의원의 주최로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장려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암협회가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암 생존자의 건강한 일상 복귀를 응원하는 ‘리셋(Re-SET·Re-Start Energetic Time)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해는 특히 암 치료 후 경제 활동에 복귀하거나 치료와 경제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암 생존자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 및 차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대한암협회 홍보이사인 KBS 오유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는 암 생존자들을 포함해 8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과정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암협회가 4월 한 달 간 진행한 ‘암 진단 후 사회복귀 수기 공모전’ 시상식과 대상 수기 발표도 있었다. 유방암 치료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장현주 씨(48)는 대한암협회가 4월 한 달간 진행한 ‘암 진단 후 사회복귀 수기 공모전’에서 희망대상을 수상했다.
대한암협회장이자 서울대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장인 노동영 회장은 “암 생존자들과 더불어 사는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암 생존자들의 상황과 입장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암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된 설문조사 결과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암 생존자들과 소통하는 데 유용한 참고자료로 쓰이길 기대하며 대한암협회에서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암 생존자에게 도움이 되는 지원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암 생존자들과 함께 희망 구호를 외치고 암 생존자의 삶을 응원하고 있는 대한암협회 집행이사이자 국립암센터장인 이은숙 원장은 “대한암협회, 윤일규 의원실, 국립암센터가 손잡고 협회가 개최하는 암 생존자 주간 행사를 통해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이 행사가 암 생존자들이 희망을 갖고 사회에 복귀하는 데 큰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 생존자 신체적·정신적 객관적 평가 필요
대한암협회는 9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사회 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 855명을 대상으로 ‘암 생존자들이 사회 복귀 중 겪는 어려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암 생존자들은 일터에서 겪는 신체적 어려움으로 불규칙한 몸 상태(69.7%)를 1위로 꼽아 몸에 무리가 안 되는 업무량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암의 재발 등 건강 악화가 염려될 때(81.5%) 사회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답변해 암 생존자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2017년에 국립암센터가 일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암 생존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일반 국민 응답자 77.5%가 암 생존자는 기초체력 저하로 업무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답변해 일반 국민이 암 생존자의 신체 능력 저하에 대해 많이 염려하고 있음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이 암 생존자의 신체적·정신적인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사회에 복귀하려는 암 생존자들이 합리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고 암 생존자들을 채용하거나 고용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도 공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터 내 올바른 응원과 배려 문화 만들어야
암 생존자 4명 중 1명(26.4%)은 암 투병 경험 사실을 일터에 알리지 않을 예정이거나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비공개 결정 이유로는 ‘편견을 우려’(63.7%)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암 생존자의 69.5%는 일터 내 암 생존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차별 내용으로는 중요 업무 참여, 능력 발휘 기회 상실 등을 꼽았다.
암 생존자들은 일터 내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데 정책적 개선보다 동료의 응원과 배려가 가장 크게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암 생존자들에게 가장 격려가 되는 말은 무엇일까? 일터에서의 존재감을 인정해주는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였다. 반면 불편한 말로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암은 별거 아니죠”였다. 또 “암도 걸렸는데 술, 담배 끊어야지”라며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에 대해 간섭 받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대한암협회 이사이자 서울대 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장인 조비룡 가정의학과 교수는 “내 옆에 동료가 암 생존자인데 어떻게 대해줘야 할지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암 생존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통을 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어 서로 이해하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나 기업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사 직종에 따른 차별, 편견도
종사 직종에 따라서는 기능·노동직에 종사하는 암 생존자들이 전문직 종사자들에 비해 치료 후 일터가 바뀌는 비율이 높았다. 또 암 치료에 따른 해고를 경험하는 비율도 높았다.
암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제도적 지원에 대한 답변은 이들의 생애 주기적 특성과 종사 직종 등에 따라 특징이 두드러졌다. 이는 암 경험뿐만 아니라 암 생존자의 다양한 생활여건과 상황적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 제도적 개선을 추진해야 함을 시사한다.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인 20, 30대는 ‘교육 등 직업 복귀 준비 프로그램’과 ‘진로상담’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육아, 가사 등 도우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다른 연령 대비 두드러졌다. 직장 내 직책이 높아지고 자녀 양육으로 지출이 많아지는 40대는 치료 기간 동안 고용 보장과 산정특례 기간 연장,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에 대한 응답률이 다른 연령보다 높았다. 50대는 우울과 무기력감이 많아져 운동, 심리치료 등 재활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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