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발표된 20일 오전 10시 반. 서울 서대문구 서울시교육청 청사 앞에 검은색 옷을 입은 학부모들이 구름처럼 밀려들었다. 다음달 발표될 서울지역 13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공정하게 진행해달라는 요구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 집회를 주최한 서울시자립형사립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 측은 “상산고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몰려 제작해 둔 노란색 썬캡 800개가 동이 났다”고 설명했다.
약 보름 뒤인 7월초 결과발표를 앞둔 서울지역의 자사고 학부모들은 상산고의 평가결과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통과 기준점을 10점이나 높인 이번 평가에서 31개 항목 중 15개 항목이 만점임에도 불구하고 0.39점이 모자라 재지정 취소에 놓인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상산고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공교육을 회복하겠다며 진행중인 ‘자사고 죽이기’가 학생의 선택권만 박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모 씨(50)는 “아이가 수학을 좋아해 자사고의 수학동아리와 고난이도 문제풀이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른 바 ‘영떨이’(영재교 탈락생), ‘과떨이’(과학고 탈락생)일지라도 좋아하는 과목을 심도있게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할 권리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같은날 경기도교육청도 자립형 사립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안산동산고가 재지정 기준 점수인 70점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지역의 명문 자사고 다 없애면 결국 강남8학군에 들어가란 소리 아니냐”며 “교육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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