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광고,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된 타겟팅…. 최근 소비자 대상 마케팅에서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용어들이다. 얼핏 보면 다 다른 말 같지만, 결론적으로 '개인화(personalization)'로 응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개인화를 넘어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근간 중 하나인 인공지능이 소비자의 행동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기획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비즈니스 전반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초개인화가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대체 초개인화는 무엇을 의미하며, 초개인화는 기존 개인화와 어떤 차이를 가지는 것일까?
인공지능 기술 프로젝트 중 하나로 초개인화 엔진을 개발 중인 스켈터랩스는 개인화를 다음과 같이 바라보고 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 및 온라인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최적화하는 것"
즉, 이 사람의 나이나 성별, 직업 등 사용자가 직접 제공하는 데이터와 어떤 소셜 미디어를 주로 이용하고 얼마나 웹사이트에 머무는지 등 온라인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를 우선 이해하고, 이러한 사용자 개개인에게 수용력이 높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까지를 '개인화'로 보고 있다.
초개인화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 개인화 단계에서 파악할 수 없었던 스크린 밖 행동까지 아울러 사용자를 더욱 세밀하게 그려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토대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순간에 제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온라인 데이터는 물론 실제 생활 패턴 및 취향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상황과 타이밍에 적절한 메시지로 사용자의 소비 경험을 가이드 하는 것"
온라인 활동 뿐만 아니라 어떤 곳을 주로 방문하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여가 시간 동안 무엇에 몰두하는지 등 오프라인 행동 데이터를 파악한다. 마케터는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타깃 사용자를 보다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초개인화는 사용자를 주요 구매 시간대나 평균 구매 금액 등 동질 특성에 따라 나눠 '집단'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개별적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개인'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함의한다. 이렇게 초개인화를 바탕으로 구현되는 소비자와 기업간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순간에' 이루어지기에, 정보 전달자와 수용자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다.
액센츄어(Accenture)의 2018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83% 소비자가 개인화된 경험을 위해서라면 그들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물론, 그렇게 공유된 데이터를 기업이 투명하게 사용하고 그에 대해 소비자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말이다. 초개인화 마케팅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분명하다.
초개인화 쓰임을 타깃 고객 구체화에 한정해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기존 개인화 방식에서는 이처럼 인적 정보와 온라인 데이터만을 활용했다. "30대 여성 중 M사의 월정액 스트리밍 사용자"
하지만, 초개인화가 도입된다면 사용자를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30대 여성 중 M사의 월정액 스트리밍 사용자이면서 1년에 3회 정도 매년 꾸준히 음악 페스티벌에 가고, 월 2회 이상 산악 캠핑을 즐기는 대상"
만약 당신이 스포츠 패션 브랜드의 마케터로, 신제품 마케팅 전략을 구상한다고 가정해보자. 1차 타깃은 누구로 선정할지, 언제 어떤 채널을 활용해야 하는지, 무슨 메시지를 전달해야 효과적일지 등 수많은 고민이 이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가 전자의 개인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당신은 후자의 초개인화된 사용자 프로필을 가지고 마케팅 전략을 짤 수 있다면 경쟁사 대비 훨씬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전개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필요한 순간에 전달할 수 있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구매율 상승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및 충성도 확보 또한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소비자는 본인의 취향이나 행동 양식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스팸성 메시지가 아닌 '내가 원했던' 맞춤형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초개인화를 등에 업은 마케팅은 더 이상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활동'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을 선제적으로 가이드' 하는 활동으로 탈바꿈된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가치를 창출, 전달하기 위한 모든 활동'이라고 배워왔고,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마케팅의 기본임을 인지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을 깊이 이해하고 면밀히 알아보는 것, 미래의 마케팅 성패는 이러한 초개인화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실제로 초개인화를 마케팅 활동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여기에서 인공지능이 어떤 식으로 적용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스켈터랩스(Skelter Labs)
스켈터랩스는 지난 2015년 구글코리아 R&D 총괄사장을 역임한 조원규 대표를 중심으로 창립해, 일상 생활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화(Conversation)', '음성(Speech)', '비전(Vision)',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바이스나 플랫폼 종류를 막론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으로 개인화되고, 상황을 인지하며, 자연스럽고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머신 인텔리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스켈터랩스는 구글, 삼성, LG, 카이스트 AI 랩 등 다양한 배경의 70명 이상 인재로 구성되어 있다.
글 / 스켈터랩스 박미정 마케팅 매니저 & 이혜림 PR 매니저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