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북 인도적 지원 지지”…文대통령 “러시아, 평화에 큰 도움”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9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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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회담 모두발언…김정은과의 북러 정상회담 거론
文대통령 "헝가리 유람선 사고 위로에 감사…양국 교류 활발"
푸틴 "남북대화 노력 높이 평가"…文 "러시아, 평화 큰 도움"
한러 정상 "교역·인적교류 증가 환영…동반자 관계 도약 기대"
文 "조속히 방한 했으면"…푸틴 "한국 좋은 기억, 적극 고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언급하며 “그 회담에서의 제 인상을 공유하고, 또 정세를 전반적으로 토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0시36분부터 1시21분까지 일본 오사카의 리가호텔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에서 (한러) 쌍방의 실무 문제 뿐만아니라 동북아 정세를 비롯한 서로의 관심사가 되는 문제를 다 토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잘 알고 있다시피 제가 지난 4월 말에 북한 지도자를 만난 것을 고려하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비핵화 방안을 문 대통령과의 이날 회담에서 비중있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는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북미 양자 체제가 아닌 과거 북핵 6자회담의 재가동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러시아는 동료 국가들 중에 제일 핵심적인 국가 중 하나인 대한민국과 관계를 잘 발전하고 있다”며 비핵화 방안 외에 한러 간 교역 증대에 관심을 보였다.

이어 “내년에는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한다. 또 교역도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교역은 29% 증가했고 올해는 1월부터 4월까지 39%로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150개 한국 기업과 회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에 쌓여있는 한국 기업의 투자액이 27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5번째 만남인데, 만난 횟수만큼 한러 관계가 발전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난달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때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5월 말 바딘 카바예프 주한러시아대사관 총영사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 간 교류협력이 다방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4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가 방한한 데 이어 데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 방문하는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교역량도 지난해 248억 달러로 전년도 대비 31% 증가했고, 특히 올해 1/4분기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한국이 러시아 1위 교역국으로 올라선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 양국 간 인적교류도 70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양국 정부관계자가 함께 참석하는 확대정상회담에 이어 통역만을 대동한 채 두 정상끼리 대화를 나누는 단독회담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확대정상회담은 오전 0시36분부터 1시21분까지 45분간 진행됐고, 단독회담은 1시21분부터 29분까지 8분간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비공개로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 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오사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되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며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시아·중국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올해 2월에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 도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또 두 정상은 “지난 6월20일 한·러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품 분야를 포괄하는 한-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지난해 교역액이 약 30% 증가하고, 올해도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하며 2020까지 교역액 300억 불, 인적 교류 100만 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깊이 공감했다.

또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두 정상은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것보다 약 1시간50분 늦게 시작됐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앞선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늦게 끝나면서 일정이 순연돼 이날 자정을 넘겨서야 마주할 수 있었다.

【오사카(일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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