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도 보석 같은 강소기업이 많은 줄 몰랐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일 03시 00분


한밭대-지역기업 9곳 참여… ‘한집안 프로젝트’ 발표장 후끈
구인-구직 불일치 해결 해법 모색

‘한집안 프로젝트’ 발표를 마친 참여 학생들과 최병욱 총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한밭대 관계자들, 지역 기업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덕넷 제공
‘한집안 프로젝트’ 발표를 마친 참여 학생들과 최병욱 총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한밭대 관계자들, 지역 기업인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덕넷 제공
“대전에도 이런 강소기업들이 많이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그동안 무조건 서울로 올라가 취업해야 성공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지난달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밭대 국제교류관에서 열린 ‘한집안 프로젝트’ 발표장. 화학생명공학과 이정민 씨를 비롯한 이 대학 3, 4학년 학생 20명이 이날까지 5일 동안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역 유망 기업과 수도권 취업만을 목표로 삼아 취업난을 토로하는 지역 대학생들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는 한밭대와 바이오, 로봇, 반도체, 에너지 분야의 지역 기업 9곳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대덕넷 이석봉 대표는 “지역 유망 기업과 인재 사이의 구인 구직 불일치는 서로 만나지 못해 생긴 일”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들은 글쓰기와 토론으로 하루 동안 자신을 돌아본 뒤 나머지 기간에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같은 서울의 혁신 현장과 대전의 참여 기업을 찾았다. 대부분의 기업 대표들이 직장과 인생 선배로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에 온 학생들을 만나지 못해 미안했다는 비즈㈜ 박윤원 대표는 발표장을 찾아 격려했다. 그는 “한밭대 출신으로 우리 회사에 입사한 한 직원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논문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공부한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어느 조직에 가더라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경영회계학과 박현수 씨는 “왜 지역에는 취업할 만한 기업이 없냐고 불만을 토로해 왔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을 친구와 후배들에게도 알려줄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삼진정밀을 다녀온 학생들은 “지역 기업들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데 감동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전문기업인 ㈜트위니(대표 천홍석)를 찾았던 학생들은 “기술의 전문성이 놀라웠을 뿐 아니라 사원을 위한 운동 및 편의 시설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연봉과 복지보다 꿈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기업 관계자들의 권고에 공감했다. 기계공학과 강혜주 씨는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부터 점검하기로 했다”며 “그동안에는 그런 고민도 없이 무작정 자격증부터 따고 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발표장에 초대받은 배재대 기업컨설팅학과 김진국 교수는 “대기업은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돈은 꿈이 있으면 찾아오고 연봉은 그 사람이 가진 기술력과 능력에 정확히 비례한다”고 설명했다.

행사 내내 발표 모습을 지켜본 뒤 일일이 수료장을 전달한 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대전에는 최고의 연구자들이 쏟아내는 성과물과 이를 산업화하는 작지만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많다”며 “앞으로 기업과 인재를 서로 연결하는 이 프로젝트가 지역 전체로 확산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밭대#한집안 프로젝트#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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