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JADIZ 침범에만 대응”
스가 관방은 23일 “긴급 발진” 발언… 독도영유권 이슈 부각 노린 듯
러시아 , 日 빼고 한국에만 해명에
日기자, 스가에 “러, 韓영토로 보는듯”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일부 한국 언론 보도와 달리 일본 항공자위대의 전투기가 긴급 발진을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러시아기의 독도 영공 침범 시) 일본은 자위대기를 긴급 발진시키지 않았다. 한국과 러시아 정부에 외교 통로로 항의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를 일본 영토라고 하지만 한국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다. 일본은 다케시마 주변을 ‘방공식별구역’으로 설정하지 않았고, 긴급 발진 같은 대응도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의 영토와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선이다.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통보해야 한다. 만약 사전 통보 없이 침범하면 해당국 전투기가 출격한다. 23일 오전 중국 폭격기 2대가 이어도 북서쪽에서 북상하면서 쓰시마(對馬)섬 인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침범했을 때 일본 정부는 자위대기를 긴급 발진시켰다. 이어 중국 폭격기 2대가 러시아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남하할 때도 JADIZ를 침범해 자위대기가 또 긴급 발진했다.
독도는 한국 영토일 뿐 아니라 실효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KADIZ 안에 위치한다.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출격할 명분이 없다. 그런데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3일 정례 기자회견 때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자위대기를 긴급 발진시킨 것처럼 말했다. 독도에 영유권 분쟁이 있는 것처럼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시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23일 러시아에 영공 침범을 항의했지만 러시아는 한국 정부에만 해명을 했다. 스가 장관의 24일 정례 기자회견 때 한 일본 기자는 “러시아 측이 다케시마를 한국 영토로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질문했다. 이에 스가 장관은 “다케시마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이니 당연히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입장에 기초해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재차 억지 주장을 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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