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되는 한반도]美위성 ‘지대공미사일 준비’ 포착
미사일 발사 징후, 5월이후 처음… 김정은 참관속 시험발사 가능성
내달 예정 한미훈련 연일 비난
최근 WFP와 실무협상서도 한미훈련 이유 쌀수령 거부 밝혀
북한이 함경남도 모처 해안지역에서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이 포착되자 한미 정보당국은 실제 발사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을 계기로 조성된 유화 무드에 ‘적신호’가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이후 한 달도 안 돼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답하지 않고, 한국의 대북 쌀 지원을 거부하며 강경 모드로 전환한 상황이다.
실제로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은 미국의 거듭된 비핵화 실무협상 요구를 사실상 묵살하면서 대미 비난 수위를 높여왔다. 최근에는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동맹 19-2)이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그럼에도 한미 양국이 훈련 강행 의지를 고수하자 이에 맞서 올 5월의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와 같은 무력시위를 재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과 2017년에도 지대공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면서 반항공(대공) 능력 강화를 각별히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군사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확충한 신형 잠수함을 직접 공개한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 등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 시찰과 같은 군사 행보를 이어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대공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제재 위반이 아니다. 방어용 무기여서 9·19 군사합의에도 크게 반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이런 까닭에 북한이 대미·대남 협상의 기선을 잡고, 내부 결속 차원에서 ‘저강도 무력시위’를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한미훈련을 비난하는 북한의 입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행동 조치가 동반되는 것에 정부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을 통해 한미 훈련 재개와 실무협상을 연계시킨 북한은 이후 미국과의 협상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우리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추진하는 5만 t 규모의 대북 쌀 지원에 돌연 거부 의사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기자들을 만나 “북한 외무성 담당자가 최근 평양에 있는 WFP 관계자와의 실무협상 과정에서 돌연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이러한 입장(대북 쌀 수령 거부)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WFP로부터 이런 내용을 지난 주말 전달받았으며 북한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판문점 회동 이후 한 달도 안 돼 돌연 강경 태세로 전환한 이유를 앞선 16일 외무성 담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담화는 한미 훈련 중단에 대해 “(지난달 30일) 판문점 조미(북-미) 수뇌 상봉 때에도 우리(북한)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훈련 관련 발언을 김 위원장이 확대해석하거나 잘못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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