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4kg을 감량했다고 밝힌 하재숙은 “‘살’, 외모’로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하재숙은 24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려 KBS2 드라마 ‘퍼퓸’을 마친 소감 등을 전했다. 하재숙은 퍼퓸에서 40세 주부 재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재숙은 “재희를 떠나보내며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얘기. ‘몇 kg 뺐어요?’, ‘어떻게 뺐어요?’ 하필이면 재희의 꿈이 패션모델일 줄이야. 그럼 빼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봐야 한다. 재희의 꿈을 위해서”라며 “나에게 종교 같았던 탄수화물과 신념 같았던 소주와 완벽하게 생이별 하고, 굳이 만나고 싶지 않던 각종 채소와 단백질의 대 환장 콜라보로 닭똥냄새를 석 달 넘게 풍기면서 운동까지 해댔다”고 다이어트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하재숙은 “사실 이만큼 감량했노라고, 이렇게 노력했다고, 여기저기 떠들어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뚱뚱해도 당당하다고, 뚱뚱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예뻐해 달라고 외쳐대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다이어트 조금 했다고 자랑 질 해대기 민망하다”면서도 “평생을 뚱뚱하게 살아왔고, 현재도 개미허리를 만나려면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뜨겁게 느끼고 느낀 바를 ‘재희’를 통해 잠깐이라도 하소연해볼 수 있었던 시간을 추억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재숙은 “재희는 찬란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적의 향수라도 득템 했지만 모태 통통족으로 반평생 살아온 나는, 향수를 손에 쥐어줘도 돌아갈 수 있는 화려한 과거의 모습이 없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한 번씩 심장이 서늘해지는 악플을 발견하곤 혼잣말로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해줬는데, 오늘 한번 큰소리로 외쳐보련다.. ‘뚱뚱한 걸 미화하지 말라고??!!’ 애초에 아름답게 봐줄 마음이 0.00001%도 없으면서 그놈의 ‘미화(美化)’가 되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라고 적었다.
아울러 하재숙은 “뚱뚱한 것 자체를 아름답게 봐달라고 얘기한 적은 결단코 없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외모의 잣대’로 냉정하게 평가 당하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고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날이 없었을까”라며 “그저.. 날씬해지는 것이 자기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서글펐을 뿐이다. 배우 일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엄청나게 독서를 했고, 악기를 배웠고, 춤을 배웠고, 운동도 참 열심히 했는데.. 결국 나는 자기관리를 ‘전혀’하지 않은 한심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순간들과 마주하면.. 감기약 세 봉지를 물 없이 삼킨 듯 한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재숙은 “뚱뚱한 걸 미화하려고 시작한 얘기가 아니다”며 “숱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해봤는데 나한테는 그게 유독 힘들더라. 아무 것도 해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완벽한 엄마로, 훌륭한 주부로, 다정한 아빠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그놈의 ‘살’ 때문에 ‘외모’ 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재숙은 “재희와 헤어지고 다시 인간 하재숙으로 돌아가면 동네 해녀엄마들과 쭈그리고 앉아서 수다 떨고, 동네 선장님께서 ‘좋은 안주거리 생겼다’고, ‘한 잔 찌끄리자’고 하시면 거나하게 취하는 날도 생기면서..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지, 안 돌아갈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잘 웃고, 남의 아픔에 잘 울어주는 내가 좋다”며 “도대체 ‘여배우답다’라는 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배우로 살아가는 내 모습도 너무 사랑하기에.. 개미허리는 못 될지언정 뭔가는 노력하고 배우고도 전하며 살아갈 것이다. 배역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다이어트에도 또 다시 목숨 걸고 달려볼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하재숙은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며 “이 세상의 모든 재희야!! 너 정말 열심히 잘 살아왔다!! 앞으로도 헛짓거리하지 말고,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잘 살아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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