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55·사진)이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을 ‘한국 영공(South Korean airspace) 침범’이라고 분명하게 규정했다. 전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한국 영공 침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억지 주장 등 일련의 사태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오전 국방부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이 이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알기로 러시아가 남쪽 노선으로 그 지역을 비행해온 건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가로질렀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관으로서 국방부에 첫 출근을 한 그는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해하는 바”라며 “한국은 일종의 억지를 위해 분명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이 독도를 자국 영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일축하는 한편 러시아의 침범에 대한 한국의 경고 사격이 적절했음을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또 ‘이 사안이 한일 관계 및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태평양 지역에 가서 그들(한일)을 만나면 논의할 문제 중 하나”라고 했다. 교도통신 등은 그가 다음 달 초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순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한일 양국과 긴밀 협의 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역 불안 조장 시도를 막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측이 (처음엔) 기기 오작동을 이유로 내놨다고 들었다”며 “실수라도 침범은 침범”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비드 노퀴스트 국방 부장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주한·주일 미군의 철수가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댄 설리번 의원(공화)이 “한국과 일본에서의 미군 철수는 수십 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 분열을 시도해온 러시아 중국 북한에 좋은 것 아니겠냐”고 묻자 “그럴 것이다. 미국은 갖고 있지만 그들(중국과 러시아)에게 없는 한 가지는 동맹 및 파트너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도 올해 초 한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미국의 최우선 안보 과제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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