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14명중 공안통 한명도 없어… 공안부→공공수사부 명칭 변경전
마지막 고위직 인사서 줄줄이 탈락
31일자로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자 14명 중 이른바 ‘공안통’은 한 명도 없었다. 고검장 승진자 4명 중에도 공안통으로 분류할 만한 검사는 없었다.
‘특수통’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검사장 승진에서도 특수통이 대우를 받고 있는 모습과 대조된다는 평가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1964년 검찰 정보부에서 이름을 바꾼 공안부는 대공(對共), 선거, 노동 등 각종 시국 사건을 처리하며 승승장구했다. 공안부는 특수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검찰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과거 권위주의 정부 때 공안 수사의 인권침해 사례가 부각되면서 위상이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처리 방향을 놓고 공안부가 특수부 출신 검사와 마찰을 빚었고, 곧이어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 잇달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6월 검사장 인사에서는 9명의 승진자 중 공안통이 1명은 나와 체면은 유지했다. 법무부 공안기획과장과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지낸 고흥 검사장(사법연수원 24기)이었다.
약 1년 뒤인 26일 인사에서는 연수원 24∼27기 14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공안통은 승진자 명단에 없었다. 각각 서울중앙지검 공안1, 2부장을 지낸 이현철 수원지검 안양지청장(25기), 김광수 부산지검 1차장(25기)은 2년째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대검 공안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을 거친 백재명 대구지검 서부지청장(26기) 등도 동기들의 영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파견 검사 중 유일한 공안통이었던 이수권 수원지검 2차장(26기)도 고배를 마셨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26기 5명 중 3명이 ‘특수통’인 것과 대비된다.
공안통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안 수사의 무게중심은 이미 대공 수사에서 노동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불법 파업을 한 노동자들이 처벌받았다면 최근에는 사업주를 처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검 공안부장에는 특수통으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거친 박찬호 검사장(26기)을 승진 발령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 후임도 특수부 출신의 검사가 거론되고 있다.
다음 달 중순부터 대검과 일선 지검의 공안부 현판은 ‘공공수사부’로 바뀐다. 공안 개념을 대공이나 테러에만 한정하고, 노동이나 선거 분야는 공공성을 앞세워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인사는 공안부 검사를 보는 현 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이 담긴 것”이라며 “공안부가 정권의 정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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