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전남 고흥 소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센터에서 이뤄진 ‘500MD 무인헬기(KUS-VH)’ 초도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일 밝혔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무인헬기는 지상에서 10m 이륙한 뒤 약 30분 동안 제자리비행(Hovering)을 수행했다.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무인 비행조종시스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기술개발과제 등을 통해 500MD 헬기의 무인화 개발을 진행했다. 또한 오는 2021년 말까지 약 2년 반 동안 무인헬기의 비행성능과 임무장비 운용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비행영역과 운용고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초도비행 수행을 위해 원격시동 등 무인화 시스템 성능 확인을 위한 지상시험과 비행제어시스템 조종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줄 시험 등을 실시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특별 감항인증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초도비행에 성공한 500MD 무인헬기는 비행제어컴퓨터와 전술급 통합항법장치, 추진제어기, 전기-기계식 로터 작동기 등 첨단 비행조종시스템이 탑재됐다. 후속 개발에서는 임무장비 장착을 통한 주간 및 야간 정찰감시 기능이 더해져 다양한 분야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해당 무인헬기는 6시간 체공이 가능하고 유상하중이 440kg로 기존 헬기의 무인화에 따라 경제적 개발 및 조기 전력화에 유리하다. 국내 민·군수용 무인헬기 소요의 국내조달 및 급속 팽창하는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특히 퇴역헬기의 최소비용 무장화로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고 유인헬기 및 조종사 손실방지가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강종구 대한항공 항공기술연구원장은 “이번 500MD 무인헬기 초도비행을 통해 헬기 무인화 기술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향후 UH-1H와 UH-60 등 다른 헬기 모델 뿐 아니라 F-5 등 고정익 전투기 무인화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는 무인헬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장시간 사용으로 퇴역 중인 500MD 헬기를 활용해 무인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수 유인헬기들이 개발 용이성을 고려해 유무인 겸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과 달리 양산 단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완전 무인 기체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976년부터 국내 최초로 500MD 군용 헬기 양산을 시작했다. 국내 완제 항공기 생산 시대를 연 것이다. 이후 F-5 제공호 전투기와 UH-60 중형 헬기 등을 국내에서 생산해 군에 공급한 바 있다. 500MD는 국내에서 1988년까지 생산돼 육군에 공급됐다. 이 기간 250여대의 500MD 동체가 해외에 수출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대한항공은 무인기 시장으로 눈을 돌려 투자를 집중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단정찰용 무인기와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수직이착륙 무인기 등 다양한 무인기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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