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딸 외고 유학반에 ‘아버지 모임’… 논문 교수 “조국 한두번 봤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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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조국 의혹]교수 자녀-조국 딸 유학반 동급생
“아내끼리 먼저 알고 딸 소개해줘… 인턴십 학생들 부모와 함께와 인사”
조국 후보측 “교수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학부모 회의 때 식사 했을수도”

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는 딸 조모 씨(28)가 고교 재학 중 논문 등 연구저작물을 게재한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조 씨를 지도한 교수들은 조 후보자에 대해 “학부모 모임에서 한두 번 봤을 것” “부모를 대학 시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의 ‘초단기 저자 등재’에 부모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조 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의 책임저자였던 단국대 의대 A 교수를 아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조 후보자 측은 ‘학부모 모임’ 얘기를 꺼냈다. 조 후보자 측은 “개인적으로 지도교수를 알지 못하지만 학부모 회의 때 식사를 했을 수는 있다.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A 교수도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를 한두 번 봤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씨와 A 교수의 자녀는 한영외고 18기 유학반 동기다.

A 교수는 자신의 부인이 조 후보자의 부인과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돼 조 씨를 소개받았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유학반에서 조 씨 등 2명의 학생이 인턴십에 왔는데 부모와 함께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21일 본보 확인 결과 조 씨가 한영외고에 입학한 2007년엔 학부모 모임 외에 이례적으로 학생 아버지들의 모임이 있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영외고 교사는 “유학반(OSP)에 항상 아버지 모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18기(조 씨 동급생 기수) 유학반엔 아버지 모임이 있었다.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한영외고 유학반 학부모 모임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 씨가 입학하기 직전인 2006년 한영외고 유학반은 학부모들끼리 정규수업 감축과 강사료 지급 방식 등 유학반 운영 방식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서를 e메일로 주고받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유학반 1학년 학부모 모임은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연회장에서 열었다고 한다.

유학반 학부모들은 자녀가 입학하기 전부터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3월 입학한 조 씨는 2006년 12월 한영외고 18기 인터넷 카페에 “OSP는 따로 학부모 회의 하는 거 알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엄마 아빠 따라 (학생들도) 그냥 오세요. 다 합해도 35명인데” “이번 학부모 회의에서 벌써 얼굴 다섯을 익혔다”고 썼다.

조 씨가 참여한 또 다른 인턴십에서도 부모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다. 조 후보자의 아내인 동양대 영문학과 정모 교수는 2008년 딸 조 씨가 공주대 인턴십에 면접을 보러 갈 때 동행했다. 당시 인턴십을 지도한 B 교수와 정 교수는 서울대 재학 시절 천문학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다. B 교수는 대학 후배인 조 후보자의 존재도 인식하고 있었다. B 교수는 3주간의 인턴생활을 마친 조 씨의 이름을 일본에서 열린 국제조류학회의 발표초록에 제3공동저자로 올렸다. 이에 대해 B 교수는 “정 교수 부탁으로 조 씨를 참여시킨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이호재·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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