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온 다리 혈관… 그냥 두면 피부염-궤양 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03시 00분


[톡투 건강 핫클릭]하지정맥류 치료와 예방

13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건강 토크쇼 ‘톡투 하지정맥류’에 참석한 이일철 애항하지외과 원장(왼쪽), 변승재 원광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하지정맥류에 대한 참가자들의 궁금증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3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건강 토크쇼 ‘톡투 하지정맥류’에 참석한 이일철 애항하지외과 원장(왼쪽), 변승재 원광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하지정맥류에 대한 참가자들의 궁금증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서울 마포구에 사는 40대 여성 박모 씨는 하지정맥류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 4년 전 둘째 아이를 낳은 뒤 종아리에 파란 핏줄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오래 서있었던 날이면 다리가 욱신거려 잠을 설치는 날도 있다. 박 씨는 “겨울에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다가도 반바지를 입어야 하는 여름이 되면 ‘수술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노출의 계절’인 여름이 되면 박 씨처럼 하지정맥류에 대한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지정맥류 진료를 받은 환자가 가장 많았던 달은 8월(3만5121명)이었다. 반면 2월 환자는 1만9012명으로 8월의 절반 수준이었다. 전체 하지정맥류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하지정맥류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18만4239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15만1239명, 2016년 16만1537명, 2017년 17만7140명 등으로 증가 추세다.

동아일보는 13일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건강 토크쇼 ‘톡투 하지정맥류’를 열었다. 변승재 원광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이일철 애항하지외과 원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날 행사엔 200여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렸다.

○ 하지정맥류 방치하면 피부 궤양 발생할 수도

하지정맥류는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정맥혈관이 늘어나 다리에 지름 3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돌출돼 보이는 증상. 다리가 쉽게 피곤해지거나 붓고, 타는 듯한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돌출된 혈관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런 증상이 있다면 하지정맥류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보면 좋다.

하지정맥류는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심장에서 보낸 피는 발끝까지 전달되고, 이 피는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간다. 정맥 내에는 심장으로 전달되는 피가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판막이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거나 정맥을 수축시켜 피를 위로 올려 보내는 종아리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피가 신체 아래로 쏠려 다리의 정맥이 늘어날 수 있다.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백화점 직원처럼 오래 서있는 직업군이 많이 걸린다. 부모가 하지정맥류에 걸렸을 경우 자녀들에게도 유전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과체중일수록 하지정맥류를 앓을 확률이 높다.

치료를 꼭 받아야 할까. 이 원장은 “정맥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곳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정맥류 치료를 미룰 경우 발목 피부가 시커멓게 변하는 피부염이나 궤양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수술에는 정맥을 제거하는 발거술, 시술엔 정맥 내에 레이저나 고주파를 쏘는 열치료와 최근에 나온 의료용 접합제로 정맥을 폐쇄하는 비(非)열치료 방법 등이 있다. 이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법은 환자의 증상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며 “의료진이 정확한 진단을 내려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예방 위해서는 걷기 운동-체중 조절해야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는 이상 정맥류를 완벽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변 교수는 “걷기운동만 잘해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며 “걷지 못할 때는 까치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만으로도 종아리근육 운동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하루에 1시간, 일주일에 5번 정도 등에 땀이 날 정도로 걸으면 좋다”며 “등산은 몇 시간을 쉬지 않고 걷기 때문에 오히려 정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체중일 경우 체중을 감량하면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출 수 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으면 종아리 근육에 압력이 가해져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반신욕은 도움이 될까. 변 교수는 “동맥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있는 환자의 경우 체온이 올라가야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에 족욕이나 반신욕을 시킨다”며 “정맥류는 정맥이 늘어난 증상이지만 반신욕은 혈액순환을 도와주므로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토마토, 양파, 마늘, 콩 등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하지정맥류에도 좋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변 교수는 “포도주나 포도씨와 관련된 음식은 정맥에 흐르는 피를 중화시켜주기 때문에 다리 저림 현상을 보다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톡투 건강 핫클릭#하지정맥류#피부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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